“저 반지 좀 보여주세요.” 지난해 12월 31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화려한 보석상. 통역사를 대동하고 이 반지 저 반지를 끼어보던 남자는 갑자기 주의를 산만하게 하더니만 다이아몬드 반지 4개(총 1500만 엔·2억 원 상당)를 끼고 도망쳤다.
당황해서 급하게 뒤쫓아 간 종업원에게 그가 내민 것은 권총. 당황한 사이에 그 남자는 저 멀리로 사라져 버렸다. 이 한국인 남자는 그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일본과 대만의 보석상에서 장난감 총으로 종업원을 위협해 귀금속 7억 원어치를 강탈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정모 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 씨는 국내외 카지노에서 10억 원대의 노름빚을 지자 관광객이 많아 감시가 느슨한 외국 보석상을 노려 강도질했고, 훔친 귀중품은 국내에서 1억 원에 팔아 생활비와 도박 등으로 탕진했다. 대만에서 들어올 때는 일본에서 ‘국외 수배’를 내렸을까 봐 친구 여권을 훔쳐 사용했다. 귀국 후에는 서울, 강원 속초, 부산 등을 떠돌며 도피 생활을 했다.
결국 덜미가 붙잡힌 건 내연녀의 신고 때문. 정 씨는 내연녀에게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뜯어내려다 내연녀의 신고로 강원 동해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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