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역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는 한 건물을 보고 39년 전의 악몽을 떠올렸다. 이 건물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대연각 빌딩. 1971년 12월 25일 호텔로 사용하던 이 건물에 불이 나 모두 16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빌딩이 불타는 장면과 투숙객을 구조하는 장면 등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27일 화재도 서울 남산이나 남대문 등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연기가 높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인터넷 단문 블로그인 트위터 이용자들은 ‘대연각 빌딩에 큰불’ 등의 내용을 사진과 함께 실시간으로 전파하며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이번 불은 발화 10분 만에 소방차 38대가 출동하며 모두 꺼졌다. 건물이 높아 소방호스를 사용하지 못하고 소방관들이 건물 내부의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껐다. 서울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대연각 빌딩 옥상 냉각탑에서 용접을 하다 불똥이 튀어 불이 났다”며 “냉각탑이 불타 1500만 원 정도의 재산 피해가 났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대연각 빌딩은 1971년 큰불 이후 그동안 단 한 번도 불이 나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