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 아이, 운동선수로 키우고 싶다면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구기… 개인종목… 다양하게 접해보며 우선 재능부터 확인
소질+꿈+엄청난 노력 3박자 못갖추면 중도포기 십상
운동용품-레슨 등 월 100만 원대 예사… 경제적 부담도 고려를


최근 스포츠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운동선수’는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무작정 도전하는 영역이 아니다.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김연아나 해외에 진출해 높은 연봉을 받는 박지성처럼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고 무리한 도전을 감행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우리 아이는 축구 하고 야구 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박찬호, 박지성 같은 스포츠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자녀가 만약 스포츠스타를 꿈꾼다면 일단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자녀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체육 전문가들을 통해 자녀가 운동선수란 진로를 결정하기 전 부모가 꼭 살펴둬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Before: 아이가 운동을 하려 한다면?
‘소질-적성-금전적 지원’을 고려해 결정하라


적잖은 학부모가 ‘자녀에게 운동을 시키기로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공부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서’를 꼽는다. 이는 오해다.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공부인 만큼, 운동도 마찬가지다. 흥미와 재능 못지않게 ‘뼈를 깎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운동은 공부와 달리 뛰고, 공을 던지고, 상대방과 부딪히는 등 직접적으로 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몇 배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꿈이 명확한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단순한 취미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학교 수업과 공부에 충실하면서 별도의 특기를 개발하는 활동으로 여기는 것. 축구 야구 같은 구기종목부터 육상 등 개인종목까지 다양하게 접해보면 좋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실제로 진로를 결정했을 때 2, 3년 앞서 운동을 시작한 아이보다 뒤처지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조급하게 진로를 결정한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은 오히려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종목을 찾는 기회가 돼 ‘실패확률’을 줄인다.

섣부른 결정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큰 부담이다. 축구선수 자녀를 둔 정모 씨(49·여·서울 은평구)는 “축구화, 유니폼, 전지훈련비까지 하면 한 달에 100만∼150만 원이 든다”면서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훌륭한 장비를 사고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해 부모가 투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 따라서 관련 종목의 코치나 운동을 시키고 있는 학부모를 통해 정보를 미리 얻은 후 ‘아이에게 이 운동을 시켰을 때, 아이가 좋은 성적을 못 내도 부모가 뒤처지지 않는 지원을 해줄 여건과 결심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After: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다면?
학교수업, 어학공부 같은 자기관리도 필수다


자녀를 운동선수의 길로 이끈 대다수 학부모의 꿈과 목표는 ‘국가대표’ ‘프로선수’. 하지만 자녀가 불의의 부상을 당한다거나, 갑자기 운동에 흥미를 잃어 선수로 뛰지 못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부모는 항상 ‘혹시 아이가 운동선수로 뛰지 못한다면?’이란 생각과 가정을 하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수업에 충실하는 것. 수업에 빠지거나 고된 훈련을 핑계로 수업시간에 ‘대놓고’ 엎드려 자는 것은 금물이다. 체육 관련 기관이나 단체, 연맹 등에서도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과거엔 수업에 관계없이 중고등부 축구 경기가 치러졌지만 최근에는 주말에 경기를 하는 식으로 리그가 운영되기도 한다.

선수 스스로 운동뿐 아니라 학업에서도 ‘자기관리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체력을 적절히 안배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어학능력을 기르는 것은 필수. 어학능력은 선수가 외국유학을 가거나 외국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필요하기 때문. ‘휴식 시간마다 CNN 인터뷰를 원어로 들으면서 생활영어 익히기’ ‘영어로 된 스포츠 잡지 읽기’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꾸준히 익히면 좋다.

또 자신이 하는 운동과 관련된 이론 공부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야구의 경우 공의 궤적, 스윙의 궤적은 ‘체육물리’ ‘체육역학’ 등 학문과 연관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각종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해당 기사를 통해 ‘스포츠와 관련된 어떤 직군이 생겼으며 주목받고 있는지’ 동향을 파악한다. 자신의 미래 명함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 10년 주기로 10대, 20대, 30대에 걸쳐 60대까지 구체적인 소속과 직급, 하는 업무를 생각하며 명함을 작성해 보면 꿈을 구체화할 수 있다.

도움말
원영신 연세대 교수·사회체육과 체육연구소 소장
이상훈 서울시 교육청 진학진로정보센터 상담교사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 아이, 운동을 시켜보면 어떨까?’ 하고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이럴 땐 아이의 어떤 면모를 눈여겨보고 판단해야 할까? 자녀의 다음 5가지를 고려해보자.


1. 체력
단순히 ‘다른 아이들보다 공 차는 것을 좋아해서’ ‘공부를 못해서’ 등은 운동을 시작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순발력, 민첩성, 지구력 등은 운동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체력센터에서 ‘스포츠검진’을 통해 심페지구력, 근지구력 등에 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2. 체격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농구선수라도 키가 150cm라면 2m 선수를 이기기 힘들다. 이처럼 종목별로 요구하는 ‘알맞은 체격조건’이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운동하고자 하는 종목의 교사나 코치 등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성격
자녀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종목의 특성에 따라 아이의 성격과 맞는 운동이 있다. 배구, 테니스, 육상 등 신체접촉 없이 경쟁하는 운동은 ‘성취감’ ‘기록에 대한 욕심’ 등을 요구한다. 축구, 럭비처럼 치열한 몸싸움을 하는 종목은 ‘경쟁심’ ‘협동심’ 등을 요구한다.

4. 끼
단순히 운동만 열심히 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모태범 선수처럼 시상대에 오를 때 시상대에 입을 맞추고 오르는 ‘쇼맨십’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관심과 기대에 대한 압박감을 이길 수 있는 ‘대범함’ 같은, 일종의 ‘끼’가 운동선수에게도 필요하다.

5. 자기관리
모든 영역에서 철저한 자기관리능력은 기본. 매사 몸상태에 신경 쓰며 하루에 8시간 이상 같은 운동을 반복해야 하는 운동선수에게 이 능력은 특히 중요하다. 성실함이 갖춰져야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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