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1절 서울시내 폭주족 ‘전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일 18시 15분


1일 자정 무렵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서울지방경찰청 폭주족 전담수사팀 장흥식 팀장(43)은 "올해는 경찰 단속이 대폭 강화됐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3·1절 폭주족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폭주족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서 자정 즈음 출발해 오전 한두 시경 여의도에 집결한 뒤 서울 시내에서 오전 서너 시까지 폭주를 한다. 오전 12시 57분경 경기도 광명 사거리에서 20여대의 폭주족이 출발했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하지만 성산대교로 진입하기도 전에 해산 됐다는 소식이 뒤이어 들려왔다. 이날은 폭주족과 경찰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지 않았다. 여의도 뿐 아니라 서울시내 전역에서 대기하던 2500여명의 경찰은 오전 3시경 상황을 종료했다. 장 팀장은 "실질적으로 오늘 폭주족은 전멸했다"며 "그동안 경찰이 꾸준히 폭주하는 청소년들을 관리한 보람이 있다"며 웃었다.

3·1절 폭주족 특별단속 결과 서울 시내에서 적발된 폭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하루 앞선 지난달 28일 오전 2시경 서울 여의도공원 주변에서 4명이 폭주를 하다 적발됐지만 1일에는 부산에서 5명이 검거된 것 외에 전국적으로 조용했다. 이틀간 서울에서 75명, 전국적으로 139명이 특별단속에서 적발됐지만 음주나 굉음유발, 불법 개조 등 대규모 폭주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에는 3·1절 특별단속에서 폭주족 40여명이 적발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4년 무렵부터 폭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자신이 직접 오토바이를 몰기도 한 최인희 양(18·가명)은 "올해는 주변에서 가자고 하는 애들이 별로 없었다"며 "단속이 심한데다 비가 와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3·1절 폭주족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기동대 48개 중대 등 경찰 9317명, 순찰차 1495대를 동원했다. 2회 이상 폭주 전력이 있는 상습폭주족 42명도 사전에 연락을 취하며 따로 관리했다. 경찰청은 1일 폭주족 이륜자동차 면허취소 규정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폭주를 해도 면허취소처분 제재가 없었다. 경찰은 2회 이상 폭주전력자가 폭주를 하다 적발되면 면허취소와 함께 2년간의 면허발급 결격 규정을 신설키로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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