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견물생심?… 의경, 동료 급여 들고 탈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피해액 1200만원… 한달째 행방 묘연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돈이면….” 1월 중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김모 상경(24)은 동료들의 계좌로 이체해줄 급여를 갖고 은행으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엔 얼마인지 확인만 해보려고 두둑한 봉투를 열어봤다. 하지만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같이 고생한 동료들의 급여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마음을 다스려 보려고 했지만 어느새 그의 발길은 은행과는 멀어지고 있었다.

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행정담당 김 상경이 1월 중순 중대 동료에게 나눠줄 한 달 급여 1200여만 원을 들고 탈영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중대는 “은행에 간다며 부대를 이탈한 뒤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김 상경이 서울의 어머니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채 한 달 이상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중대는 김 상경이 복귀하지 않자 중대 주둔지를 담당하는 서울 금천경찰서에 김 상경을 전투경찰대설치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조치했다. 중대원에게 돌아갈 급여는 중대장을 비롯한 경찰관이 모아서 충당했으며 중대장과 행정소대장 등 일부 간부는 관리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원들의 급여를 기동대에서 전산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경찰은 김 상경을 전국에 지명수배하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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