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도 노사 한마음 박영태 쌍용자동차 공동관리인(왼쪽)과 이 회사 김규한 노조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일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노사 한마음 판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금속노조 뜻을 따르지 않으면 어용이고, 회사가 망해서 직원들이 거리에 나앉으면 민주노조가 되는 겁니까. 밖에서 변절자다, 배신자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1일 서울역 앞에서 만난 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42)은 “‘어용노조’라는 비판을 듣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이날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 박영태 관리인 등 쌍용차 임직원 100여 명과 함께 쌍용차 판촉 행사를 벌이던 중 인터뷰에 응했다.
○ ‘고용 지키는 게 참다운 노조’
지난해 77일간의 불법 점거 파업이 끝난 뒤 쌍용차 노조는 투표 참가자 73%의 지지를 얻어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새로 출범한 현 노조 지도부는 지난해 말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파업 등을 하지 않겠다”는 무분규 선언을 하고 회사 측과 함께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쌍용차는 생산 재개 이후 1인당 생산대수를 3배로 끌어올리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지만, 손익분기점에 이르기에는 아직 판매량이 부족하다. 여기서 물러나면 회사가 문을 닫아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김 위원장을 포함한 조합원들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금속노조를 세운 취지가 뭡니까? 고용 보장 아닙니까. 우리가 ‘팔뚝질’(팔을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치는 것)을 수억 번 했지만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런 팔뚝질 없이도 고용을 지키는 게 참다운 노조입니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 공장 점거 파업 당시 한 달가량 파업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해 파업에 대해 “살려고 시작한 투쟁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나중에는 살고자 하는 투쟁이 아니라 (지도부가) 영웅적으로 죽기 위한 투쟁이 됐다. 조합원들의 눈과 귀도 막혀서 지도부 생각대로만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협상안을 냈더라면 그렇게까지는 안 됐을 텐데, 대화나 협상 없이 한 (투쟁)방법이 잘못됐다”고도 했다.
“지난해 파업은 나중엔 쌍용차와는 관계없는 정치이념 투쟁으로 변질됐습니다.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하는 투쟁을 어느 누가 인정하겠습니까.”
1994년 입사한 그는 1995년부터 노조 활동을 했고, 집행부에 들어온 것도 이번이 세 번째다. 2006년에는 공장 점거 파업을 이끈 노조 지도부에서 부위원장으로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노조 간부로 있으면서 특혜와 특권을 누리며 거들먹거렸던 부분, 조합원에게 군림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통령님 오셔서 용기 주셨으면’
쌍용차의 현장 직원들은 지난달 상여금을 받지 못했고 연봉제 직원들은 급여의 50%만 받았다. 올해 하반기(7∼12월) 판매할 신차 ‘C200’(모델명)의 마무리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노조도 간부 수를 줄이는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옆을 볼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야 한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월급이 줄었다고 파업하자고 노조에 전화가 많이 왔을 텐데 이제는 ‘열심히 합시다, 힘냅시다’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그는 입고 있는 작업복의 명찰을 가리키며 “우리가 다 이 흰 명찰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자리의 소중함을 비로소 깨달았다는 고백이었다. 회사와 함께 판촉활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선 “동굴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 횃불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동굴을 벗어나기 전까지 두 사람이 싸우다 횃불이 꺼지면 둘 다 죽는다”며 “반납한 복지 여건 등은 회사가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면 그때 협상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쌍용차 노조가 달라졌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한 번만 다시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 화제가 됐다. 그는 이 편지에서 이 대통령에게 “꼭 평택공장을 방문하셔서 노사 상생의 모범 사업장으로 탈바꿈하는 저희 모습을 봐 주셨으면 한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급여가 줄면서 조합원들이 상당히 지쳐 있는 상황입니다. 무슨 ‘선물’을 바라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라도 대통령님이 들르셔서 저희들 어깨를 두드려주시면 전 직원이 용기를 얻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썼습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판촉 캠페인을 하러 갔다. 쌍용차 임직원들이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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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0-03-02 07:41:46
정부에 손 벌릴 생각말고 채권단과 회사가 알아서 하시오. 쌍용차가 무슨 공공기관이오? 어렵다고 죄다 정부에 돈 타 쓸 수 있다면 망할 사람, 망할 회사 단 한군데도 없소. 자영업자에게부터 정부가 세금 지원해야지. 땅 짚고 헤엄치기네. 이익나면 내 것, 손해나면 정부가 돈 대주고. 미친 논리. 자기들이 뿌리고 저지른 일이니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일이다. 정부니 국민세금이니 처들먹이지 말라.
2010-03-02 07:50:00
나중에 사정이 나아지면 언제 그랫냐는듯 다시 불법 파업 일삼을텐데.. 썩은 가지는 미리 쳐내야 함...알면서 속는척 하는짓은 이제 넌더리 난다는..
2010-03-02 09:31:17
쌍용차가 망해야 하는 이유 첫째 빨.깽이 노조가 판을 치면 회사도 자기자신도 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한국에 자동차 회사가 너무 많다. 셋째 붉은 무리들은 불리하면 눈물을 짠다. 앞으로 또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진작 알았어야지, 주제를 모르고 파업해서 돈 필요하니 이제 반성한다? 돈 지원 받으면 언제 그랬냐고 또 파업할라고? 망해서 길거리에 나가봐야 회사가 중요한지 알지,,,아직도 정신 차릴려면 멀었다..
2010-03-02 21:17:29
그렇게 될줄 모르고 회사에 불지르고 새총쏴댔나. 아무리 판촉해도 난 쌍용차 안산다.
2010-03-02 20:40:09
불리하면 또 뒤집엎어버릴려고,,,,,,,,,,,,,,,,,,?. 어덯게 믿나!. 민주노동당, 그리고 일부 좌익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라면과 물같다주고,, 농성잘하라고 응원받아 자기직장에 불지르고 아무데나 볼일보아 구역질이나던 생각을 하면 이자들을 그 공장에 몰아넣고 불태워 없애버리려한다. 그래야 다시는 그런짓 못할것이라 생각한다.
2010-03-02 19:09:09
죽을 것 같으니까 살려달라 한다. 살려주면 또 팔뚝질하며 괴롭힐 것이다. 그것이 팔뚝질(종북좌파)노조의 생리이다. 더 이상 속을 국민은 없다. 팔뚝질 쌍용자동차 노조는 없어져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인터넷 검색하면 쏟아져 나오는 데 다 지울 수 있겠는가. 참 뻔뻔하다. 다음에 안 그러겠다는 다짐조차 없다. 그저 회생할 때까지만 봐달라?
2010-03-02 17:52:56
건전노조 국민노조 희망노조가 탄생 했군요. 회사가 망하든 말든, 사회가 엉망이 되든 말든, 나라가 어찌되든 말든 노조가 다 말아먹을 때까지 투쟁이나 하는 것이 노조라면 이런 노조는 자기 무덤을 파는 자들이다. 인사권 까지쥐고 흔드는, 그리고 매관매직까지 하는 노조는 자기회사를 말아먹겠다는 수작이다. 회사를 건전하게 살려가면서 노사협상을 해야 한다.
2010-03-02 15:57:46
중국애들한테 기술 유출시켜 좋은일 시키고 나라 세금까지 거덜낼 쌍용차 문 닫는게 현명한 판단일듯 그러게 있을때 잘하지 그랬냐??? 키워놔야 나중에 멍박이처럼 대통 되고 나서는 나몰라라 할텐데 싹을 싹뚝 잘라버려야 한다개버릇 남주냐???
2010-03-02 15:12:36
이제와서 헛소리 말기요. 쌍용차는 꼭 접어야 함다.
2010-03-02 12:54:15
진작 좀 잘들하지! 뼈가 바스러지는 고통을 겪어봐야 한다. 고작 그 정도의 반성으로 지난 일들을 잊어달라고 한다면, 그 또한 뻔뻔한 일이다. 그런 꼬라지를 봐야 민노총의 다른 노조들이 따라서 반성할 거 아닌가? 아직 멀었다.
2010-03-02 11:57:37
청와대에 우려를 보낸다.혹시 이 기사를 보고 대통령에게 쌍용차방문을 건의해서는 안됀다.청와대는 쌍용차문제에 중립적이고 초연해야 한다.오로지 채권단의 판단을 기다리고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대통령이 쌍용차방문은 채권단에게 헷갈리는 싸인이 되기 때문이다.
2010-03-02 11:50:28
기업의 최종목표는 이윤 창출이다.감성에 치우쳐서 헛 발질 하지 말기를 정부에 촉구한다. 잘 판단해서 망할 기업과 흥할 기업을 잘 선별하기 바란다.그리고 철저한 시장원리를 적용해야 한다.정치적 계산으로 채권단의 팔을 비트는 짓거리는 절대하면 안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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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07:41:46
정부에 손 벌릴 생각말고 채권단과 회사가 알아서 하시오. 쌍용차가 무슨 공공기관이오? 어렵다고 죄다 정부에 돈 타 쓸 수 있다면 망할 사람, 망할 회사 단 한군데도 없소. 자영업자에게부터 정부가 세금 지원해야지. 땅 짚고 헤엄치기네. 이익나면 내 것, 손해나면 정부가 돈 대주고. 미친 논리. 자기들이 뿌리고 저지른 일이니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일이다. 정부니 국민세금이니 처들먹이지 말라.
2010-03-02 07:50:00
나중에 사정이 나아지면 언제 그랫냐는듯 다시 불법 파업 일삼을텐데.. 썩은 가지는 미리 쳐내야 함...알면서 속는척 하는짓은 이제 넌더리 난다는..
2010-03-02 09:31:17
쌍용차가 망해야 하는 이유 첫째 빨.깽이 노조가 판을 치면 회사도 자기자신도 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한국에 자동차 회사가 너무 많다. 셋째 붉은 무리들은 불리하면 눈물을 짠다. 앞으로 또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