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신임사장, 노조 저지로 출근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김재철 MBC 사장(오른쪽)이 출근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현관 앞에서 노조원에게 가로막혀 들어가지 못한 채 노조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김재철 MBC 사장(오른쪽)이 출근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현관 앞에서 노조원에게 가로막혀 들어가지 못한 채 노조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이 임기 첫날인 2일 노조의 저지로 출근하지 못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8시 47분경 승용차를 타고 서울 여의도 MBC에 도착했지만 1층 현관 앞에서 90여 명의 노조원에게 막혀 10여 분 뒤 돌아갔다. MBC 노조는 “낙하산 사장에 반대한다. 김 사장은 사퇴하라”며 출근을 막았으며 김 사장은 무리하게 들어서려 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노조와 대치하는 10여 분간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과 설전을 벌였다. 김 사장은 “MBC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며 “사원들에게는 약해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정권에는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권의 하수인인 방문진이 선임한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 김 사장은 사퇴하고 방문진 이사들을 새로 구성해 새 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MBC를 나온 뒤 여의도 모처에서 임원진과 회의를 가졌고, 오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김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노조원들의 충정은 이해가 가고 지적한 부분 중에는 귀담아들어야 할 것도 있다”며 “노조와 토론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PD수첩 ‘광우병편’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재판 중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담당자를 문책하자는 측면이 아니라 재발을 막기 위해 당시 사건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앞으로도 김 사장의 출근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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