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두목 검거에 나섰지만 체포영장 발부 30분 만에 유유히 사라져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일고 있다. 2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50분경 2005년부터 2년간 재개발 아파트 건설 시행사 박모 대표(61)를 협박해 4억 원가량을 뜯어낸 혐의로 이강환 씨(67·사진)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씨의 당일 일정을 알고 있던 경찰 20여 명은 영장 발부 직전 부산 모 호텔 커피숍에서 잠복했다. 낮 12시 20분경 이 씨와 일행이 호텔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갑자기 이 씨는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화장실 쪽으로 간 뒤 사라졌다.
당시 경찰은 호텔에서 큰 소동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커피숍 대신 이 씨의 부산 남구 용호동 자택에서 검거하는 것으로 작전을 바꿨다. 이 씨가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몰랐을 것으로 판단한 것. 하지만 이 씨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이 씨 측근을 통해 경찰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씨는 영장 집행시한인 지난달 28일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2일 이 씨에 대한 영장 만료기간을 공소시효 만료 시점인 향후 7년까지 연장하고 공개 수배했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체포영장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칠성파와 이 씨가 다양한 정보원을 두고 있는 데다 이미 이 씨의 하루 동선과 잠복조까지 배치하면서도 붙잡지 못한 것은 너무 허술한 작전이었다는 것.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 과정에서 다른 경로로 정보가 유출됐거나 영장 발부 직후부터 보안이 유지되지 못한 것 같다”며 “이 씨를 붙잡으면 정보 유출 부분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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