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교복값 걱정 덜고 등교하게 돼 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순천지청, 고교 신입생 53명에게 ‘교복 선물’

“교복값이 비싸 걱정했는데 새 교복을 입고 등교하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 고교 새내기인 천영철 군(가명·16)은 2일 전남 순천시 모 고등학교에 처음 등교했다. 천 군은 한때 고교 진학을 포기하려 했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다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30만 원이 넘는 교복값도 큰 부담이었다. 진학을 망설이던 그에게 최근 작은 희망이 전달됐다. 검찰청 직원들과 범죄예방위원회 위원들이 새 교복을 선물한 것.

지난달 25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대회의실에서 ‘커다란 꿈을 향한 아름다운 날개 달기’라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고교생 53명과 검사, 검찰청 직원,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전남동부지역협의회 위원 53명이 함께 자리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교생들에게 일대일 방식으로 교복을 전달했다.

정경진 검사는 “교복 전달식에 늦게 도착한 한 남학생이 시무룩하게 있다 늦게 와도 교복을 준다는 말을 듣고 밝게 웃었다”며 “수사에만 전념하다 모처럼 의미 있는 행사를 갖게 돼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복 전달행사에 앞서 검찰청 구치소와 영상녹화실 등을 둘러보고 법정을 견학했다. 학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검사, 수사관들과 가까워지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이들은 장애우와 함께 영화 관람을 하기나 김장 김치 나누기, 무료 급식소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교복 전달식에 참여한 학부모 최모 씨(45·여·지체장애 4급)는 “힘든 가정 형편 때문에 아들 교복값을 걱정했는데 사회의 관심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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