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는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실시됐다. 2009년에는 2008년에 비해 초중고교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줄어들었고, 특히 2008년에 성적이 나빴던 학력향상중점학교들의 성적이 호전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도별, 지역별 학력 격차는 여전히 컸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평가부터 학교별 성적까지 공개하기로 해 ‘경쟁과 공개’ 원칙이 학교 간 학력 격차 줄이기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3 충북 - 강원, 고1 광주 학력미달 비율 낮아 서울 강남 영어 - 수학 압도적 1위 ‘사교육 위력’ 지역별 편차 여전… 전산화로 성적조작 방지
○ 기초학력 미달 줄어
지난해 2월 공개된 2008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중고교생의 10% 정도가 기초학력도 못 갖췄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초6은 2.3%에서 1.6%로 △중3은 10.2%에서 7.2%로 △고1은 8.9%에서 5.9%로 크게 줄었다. 보통 학력 이상 비율도 △초6은 79.3%에서 82.5%로 △중3은 57.6%에서 63.7%로 △고1은 57.3%에서 63.0%로 늘었다. 교과부는 지난해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나쁜 전국 1440개 학교를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지정했었다. 이들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군구별 성적을 들여다보면 초6은 충북 옥천군, 중3은 서울 강남교육청(강남구 서초구)이 관할하는 학교들이 뛰어났다. 옥천군의 초등학생은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국어에서 서울 강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5과목 평균에서 전국 수위를 차지했다. 영어는 강원 양구와 경북 영양, 수학은 충북 단양과 강원 고성, 양구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중학교는 서울 강남교육청(강남구 서초구)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전 과목에서 타 시군구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았다. 대구 동부와 대전 서부는 영어와 수학 모두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초등학교는 교육 여건이 열악한 도서벽지 지역의 시군구 중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곳이 있는 반면 중학교는 도시 지역의 성적이 대체로 높게 나타나 다른 양상을 보였다.
○ 사교육 위력 여전
교과부는 이날 통계청의 사교육비 통계와 시도별 학업성취도 성적을 비교하면서 “사교육비 지출과 학업성취도 사이에는 관련성이 적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서울과 경기의 학력이 오히려 낮다는 것. 그러나 같은 시도 내에서도 시군구에 따라 사교육 격차가 크다는 점과 5개 교과 전체의 학력을 합쳐서 따졌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 지역의 성적을 보면 사교육의 위력이 크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사교육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학과 영어의 경우 초중고교 모두 강남 지역 학생들의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단연 높았다. 강남 지역의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은 초6의 영어(95.5%)와 중3의 국어(80.7%), 수학(76.6%), 영어(88.4%) 모두 압도적인 차이로 전국 1위였다.
물론 지역과 학교의 노력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가 지난해부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학업성취도 평가와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이 ‘교사가 열심히 가르쳐 준다’고 생각할수록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수록 △학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관심이 많을수록 학업성취도가 대체로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 학교별 성적도 공개
올해부터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학교별로 공개된다. 학교마다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공개되기 때문에 교과 지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평가 결과부터는 학교별 성적 향상도까지 공개돼 학교 간 경쟁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월 실시됐던 학업성취도 평가 시기는 올해부터 7월로 앞당겨지고, 성적도 학년이 바뀌기 전인 연말에 공개된다.
교과부는 2009년 성적에 따라 673곳을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선정해 714억 원을 지원하고, 2년 연속 부진한 학교 185곳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교과부는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일부 지역이 성적을 조작하는 등 파문이 일었던 점을 감안해 2009년 평가에서는 같은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했다. 채점 오류나 조작을 막기 위해 모든 학년이 OMR 카드를 사용하게 했고, 각 학교가 직접 보고하던 평가 결과도 전산을 통해 자동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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