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2월 25일 불을 밝힌 부산 가덕도등대 보존건축물(왼쪽)과 2007년 새로 지은 등대(오른쪽). 사진 제공 부산지방해양항만청
부산 앞 바다를 밝혀 온 가덕도 등대가 100세가 됐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4일 오전 강서구 대항동 등대 야외마당에서 ‘가덕도 등대 점등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은 100주년 기념동판 제막과 기념식수, 부산메트로폴리탄 팝스오케스트라 축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또 가덕도 등대 유물 등을 보관한 ‘가덕도 등대 100주년 기념관’의 문을 열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기념관은 생활문화, 등대 조명인 등명기(燈明機,) 어로 기구, 가덕도 민속품 등 자료 250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가덕도 등대는 대한제국 시절인 1909년 12월 25일 처음 불을 밝혔다. 영도등대(1906년 12월 점등)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들어섰다. 등탑과 사무실, 숙소 등 복합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구한말 건축양식을 보존하고 있어 국토해양부 등대문화유산과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됐다. 당초 등대 설립일은 1910년 6월로 알려졌지만 100주년 기념관 준비 과정에서 “1909년 첫 불을 밝혔다”는 대한제국 관보가 발견되면서 설립날짜가 확인됐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뒤에도 등대는 부산항과 인근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을 지켜줬다. 진해 해군기지로 들어가는 군함과 경남 마산, 통영항으로 향하는 선박의 앞길도 비췄다. 2002년 7월 기존 가덕도 등대 옆에 들어선 새 등탑 건물 역시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개장으로 운항 선박이 증가하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현재 휴일에는 가덕도 등대 직원숙소와 세미나실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한다. 매년 여름 청소년을 대상으로 등대 여름 해양학교와 등대체험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바다체험과 해양교육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해양항만청은 가덕도 등대 점등 100주년을 기념해 ‘가덕도와 해양문화’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 도자기 전시회, 전국 등대원 워크숍, 가덕도 등대 체험 교실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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