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엑스포공원, 고층아파트 앞마당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5일 03시 00분


대전시 과학공원활성화 계획
아파트건설업체들 대거 참여
재창조보다 개발에만 치우쳐

대전시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엑스포과학공원을 활성화하겠다며 추진하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이 공원 활성화보다 개발에 치우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3일 엑스포과학공원 내 CMB 엑스포아트홀에서 ‘엑스포과학공원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이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SK건설 LG전자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화건설 등 국내 대기업과 계룡건설 금성백조건설 운암건설 등 대전지역 유수기업 등 모두 90개 업체가 참여했다.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은 공공-민간 합동으로 엑스포과학공원 56만468m²(약 16만9838평) 가운데 문화산업구역을 제외한 42만8236m²(약 12만9768평)를 첨단과학과 어우러진 복합적, 입체적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대전시는 이 같은 구상에 맞는 사업을 제시한 민간사업자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비 규모는 1조∼1조3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대전시는 설명회에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과학공원 재창조에 두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원 용지 상당부분을 매각해 그 수익금으로 공원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어서 당초 취지와 달리 아파트단지와 백화점 유치 쪽으로 사업이 흘러가고 있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기업들도 대부분 아파트 건설업체들로 공원 용지에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대전시의 구상을 보면 과학공원 활성화를 위한 내용은 거의 없고 민간업체의 복합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시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유일의 과학 테마 공원이 자칫 고급, 고층아파트의 앞마당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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