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전남·여수EXPO]“생명 넘치는 이땅에서 생명산업을…” 순천大의 웅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약대 유치 성공…
글로벌 신약개발 메카로 성장 다짐

지역할당제로 30% 모집
대학+지역 윈윈 전략 모색

순천대는 70억 원을 들여 지하1층·지상 5층 규모의 약학관을 신축 중이다. 약학관은 올 8월경 완공된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대는 70억 원을 들여 지하1층·지상 5층 규모의 약학관을 신축 중이다. 약학관은 올 8월경 완공된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대가 약대 유치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25명의 신입생들을 받게 된다. 순천대는 약대 유치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 글로벌 신약개발 메카 된다

순천대는 학사, 석사과정을 거치는 6년제 교육시스템을 운영해 미래 고부가가치 제약 산업에 종사할 연구약사를 집중 양성할 방침이다. 국제경쟁력 있는 연구약사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우선 노벨상 수상자 로저 첸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약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순천시가 100억 원을 지원하는 천연물의약소재개발연구센터 운영과 글로벌 기업의 재정지원 확보로 연구기반 시설도 보강하기로 했다. 순천대 인근에는 신약의 천연 재료 보고인 지리산과 남해안이 있다. 신약개발에 유리한 지리적 장점도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다.

순천대 신약개발 잠재력은 상당부분 예견돼 있었다. 순천대는 전통적으로 농업, 생명, 바이오 관련학과나 한약자원학과가 망라돼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기반이 탄탄한 데다 이미 천연물을 특화한 신약개발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나재운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주목나무 추출액으로 기존제품을 능가하는 항암제를 개발해 1억 달러 수출계약을 맺어 호평을 받았다. 허재선 환경교육과 교수는 세계적 수준의 식물 표본은행을 만들어 학계를 놀라게 했다.

순천시와 순천대가 4일 약학대학 유치 성공과 관련 관학협력 체계 구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시와 순천대가 4일 약학대학 유치 성공과 관련 관학협력 체계 구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대는 병원이 없는 지역의 약국이나 보건지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임상약사도 육성키로 했다. 임상약사들은 지역사회나 국민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물 의약산업을 이끌어 나갈 산업약사도 배출하기로 했다.

○ 우수 학생 유치 환경약학 특성화

순천대는 약대 정원의 30%를 지역할당제 학생들로 모집하고 연구 약학 6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순천지역 고교 졸업생이 약대에 입학하면 장학금을 주는 지역인재 장학금 제도도 운영한다. 다양한 혜택으로 우수 학생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뛰어난 교육여건과 우수한 인재 유치로 약대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신약개발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순천대는 특히 광양만권에 많은 산업단지가 밀집된 점을 감안해 호흡기나 피부질환 등을 치료할 환경약학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이다.

환경약학 분야 육성을 위해 글로벌기업과 협력해 천연물 신약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순천 천연물의약소재개발연구센터나 인근 병원, 제약회사와 함께 임상실험 및 신약생산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텍 생명공학센터와 연구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전남지역 생물유해 항감염성 소재개발팀과 연계키로 했다. 앞서 순천시와 천연물의약소재개발연구소 운영계약을 맺었고 ㈜녹십자, 명인제약 등 제약회사와도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노벨상 수상자 등이 강의를 하게 되며 신약개발연구팀을 꾸려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약사 양성으로 특화되는 약대를 만들기로 했다.

○ 약대 유치, 대학과 지역에 일거양득

순천대는 약대 유치로 대학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사회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대 설립을 통해 대학 경쟁력이 커지고 지역 대학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약대 설립을 계기로 생물, 화학, 물리 및 바이오 분야 연구력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천대의 약대 설립은 지역 발전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 동부지역 우수한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유출 방지효과를 거둬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도 줄어줄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 메카로 발전하면서 지역에 정밀화학 및 바이오 산업이 발전하고 기업들이 유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이나 철강단지가 밀집된 광양만권 보건 및 의료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순관 순천대 교무처장은 “약대 유치를 통해 세계 의약시장에 도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지역의 풍부한 신약자원은 물론이고 연구인력 양성을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의 메카가 돼 세계가 놀랄 의약품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실무인력 양성 - 전국 최고 특성화 연구 - 산학협력
광양만권 중심대학으로 날개 편다


융합연구 위해 세계 석학들 교수 임명

순천대가 약대 유치를 계기로 광양만권 중심 대학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통해 바이오 주권을 지키는 첨병을 꿈꾸며 도약에 나선 것이다. 순천대는 장기 발전 비전으로 지역 밀착 실무 인력 양성, 전국 최고의 특성화 연구,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산학협력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단 개소 이후 순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순천대는 올 1월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경쟁력 평가에서 광주전남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쟁력 평가는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취업률, 정규직 취업률, 학술진흥재단 논문등재 실적, 국제학술지 논문등재 실적, 신입생 충원율, 중도탈락 학생률 등 8개 분야를 다룬다. 각 대학이 낸 실적에 따라 분야별로 1∼5점을 주고 있다. 순천대는 재학생 충원율에서 만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순천대는 대학 성장 엔진으로 신약개발, 인쇄전자공학 등 4개 분야를 꼽고 있다. 인쇄전자공학은 화학, 물리, 재료공학 등 학제 간 융합연구가 많이 필요한 분야다. 전자인쇄공학은 휘는 노트북 화면, 전자 신문 등 다양한 인쇄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미래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순천대는 융합연구를 위해 세계 석학 5명을 석좌교수로 임명했다. 이 석좌교수들은 수시로 순천대를 방문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대는 실무 인력 양성으로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약대 등 연구 특성화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연구모임 활성화도 지원하고 있다. 또 산업협력과 지역 네트워크 강화, 다양한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순천대는 캠퍼스 공간 확충이나 환경친화적 캠퍼스 구축, 재정자립 확충 등 대학 기반시설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철우 순천대 기획처장은 “연구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고서는 대학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전자인쇄공학 등 4개 분야의 연구 집중 육성을 통해 연구 중심 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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