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의 상징에서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매주 화요일은 ‘자전거 타는 날’ 생활이 곧 녹색경영
《#1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서쪽 구역에 위치한 4냉연 제품공장.
지상에서 20여 m나 솟아있는 높은 지붕에는 136W짜리 박막필름형 태양광 모듈 7384개가 설치돼 있다.
1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설비다.
유휴공간인 냉연 제품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것은 포스코가 국내 처음이다.
이를 통해 부지활용도를 높이고 초기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도 후판 제품창고 지붕에 1MW 규모의 발전설비를 갖춰 연간 16억 원의 판매수익과 16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2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광양시 진상면 수어댐에서 제철소로 유입되는 원수 관로의 자연낙차(37.2m)를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는다.
수어댐에서 공급 받는 용수는 하루 17만 t.
발전용량 300kW의 수력발전기 2기가 설치돼 연간 약 500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3000t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수력 발전은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2008년 7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으로부터 청정개발체제(CDM)사업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광양제철소는 향후 10년간 2만6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3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8월 6200명 전체 직원이 금연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는 ‘금연 완료 선포식’을 가졌다.
금연에 성공한 직원 가족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고 회사 측은 가족들에게 감사의 서신을 전달했다.
광양제철소 전 직원 금연 성공은 금연학교를 운영하면서 금연보조제를 지급하고 팀별 교육을 갖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한 결과였다.
광양제철소는 앞으로 ‘담배연기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흡연 경력이 있는 직원에게 격려 e메일을 보내고 건강검진 때 소변검사를 통해 흡연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4냉연 제품창고 지붕에 설치된 1㎿급 태양광 발전 설비. 500가구가 1년을 쓰고 1600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사진 제공 광양제철소
굴뚝산업의 상징인 철강업체 포스코가 저탄소 녹색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 포스코의 새 CEO로 취임한 정준양 회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은 철강산업의 윤리경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포스코는 무공해 생산공정뿐 아니라 직원들의 생활방식도 친환경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
○ 굴뚝 이미지 벗고 친환경 기업 우뚝
포스코는 일찍부터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체계적인 조직과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연료전지와 태양광발전, 친환경연료화 사업을 통해 ‘굴뚝기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함으로써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는 소비하는 전력량의 80%를 에너지 재활용 기술을 이용한 자체 발전으로 충당한다. 에너지 및 자원·용수 재활용률은 99%에 이른다.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FINEX) 상용화 설비를 성공적으로 가동해 세계 철강 기술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차세대 혁신 제철 신기술이다. 복합발전기는 가스 터빈과 스팀 터빈을 결합해 놓은 형태다. 부생 가스(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소시켜 1차로 가스 터빈을 돌리고 이때 발생한 열을 회수해 2차로 고압 증기를 생산해 증기 터빈을 또 한 번 돌리는 것이다. 용광로로 쇳물을 뽑아내는 6개 단계에 비해 3개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최대 20%나 높다. 원료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도 최소화할 수 있다.
광양제철소는 올 하반기에 준공되는 후판공장과 5소결공장, 5코크스공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환경개선활동을 통해 지역민이 공감하는 ‘Green & Clean’ 제철소를 만들 계획이다. 박찬훈 광양제철소 홍보팀장은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오히려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건강을 다지고 저탄소 녹색경영 정책에도 적극 호응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했다. 사진 제공 광양제철소○ 힘차게 달리는 포스코 녹색페달
광양제철소는 필요한 전력과 물을 대부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고로에서 뻗어 나와 1485만 m²의 제철소 부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노란색 파이프는 쇳물을 끓일 때 나오는 시간당 360만 m³의 부생가스를 자가발전소로 실어 나르는 가스관이다. 부생가스는 100% 회수돼 발전용과 조업용으로 반반씩 쓰인다. 덕분에 광양제철소 전력량 중 80%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과 에너지 회수설비를 통해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20%만 한전에서 사들인다.
광양제철소는 매주 화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아 건강도 다지고 저탄소 녹색경영 정책에도 적극 호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전 사원과 협력업체 직원 자전거 타기 운동 이후 차량 통행량이 하루 8000대에서 5000대로 줄었다. 김인수 후생주택팀장은 “제철소를 통행하는 승용차 한 대가 하루 10km를 운행하며 이산화탄소 46kg을 배출하고 있다며 하루 3000대의 운행을 줄이면 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1656t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제철소는 바다를 매립한 땅에 공장을 세워서 지형이 평탄하고, 공장 안팎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도 잘 닦여 있어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5600가구가 입주한 금호동 사원주택단지와 회사의 거리도 5km 정도여서 자전거로 20∼3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소규모 공장마다 샤워실과 사물함이 설치돼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2일 취임 김준식 광양제철소장 “Green & Clean 제철소 만들겠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해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2일 취임한 김준식 광양제철소장(사진)은 “신뢰와 소통의 기업문화를 통해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며 “지역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녹색제철소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이산화탄소 저감 및 에너지 절약으로 녹색 성장 기반을 다지고 올 하반기에 준공되는 후판공장과 5소결공장, 5코크스공장 등에 필요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지속적인 환경개선 활동을 통해 지역민이 공감하는 ‘그린(Green) & 클린(Clean)’ 제철소를 완성하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과 더불어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지역협력활동에 더욱 주력하겠다.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경영을 해야 한다.”
―올해 포스코의 최대 화두가 ‘포스코 3.0’인데….
“창업기와 성장기가 각각 포스코 1.0과 2.0이라면 앞으로 펼쳐질 포스코의 시대는 3.0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 3.0에는 한계를 넘고 모방과 추격에서 탈피해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기업의 격을 한 단계 높이자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한 광양제철소의 비전은….
“미래 핵심사업 진출을 통한 업(業)의 진화, 글로벌 진출을 통한 장(場)의 확대, 패밀리 구축을 근간으로 한 동(動)의 혁신을 통해 ‘포스코 3.0’을 실현하고 2018년 매출 100조 원의 위업을 달성하는 데 광양제철소가 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임직원 모두 한마음… 포스코의 ‘나눔경영’
광양제철소 전직원들은 매주 셋째주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하고 사랑의 집고쳐주기 활동 등을 벌이며 나눔의 참뜻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광양제철소포스코 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에 근무하는 강성우 씨(52)는 지난 한 해 동안 1900시간 봉사활동을 한 ‘포스코 봉사왕’이다. 강 씨는 주로 광양과 순천지역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임직원에게 보상 등을 통해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2004년부터 ‘자원봉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과 그룹단위로 나누어 봉사 시간을 누적 관리하는 자원봉사 마일리지는 100시간이 되면 포스코봉사단 명의의 인증서와 기념품을 주고 500시간을 넘어서면 봉사단장 명의의 인증패, 1000시간 돌파자(단체 포함)에게는 봉사단장 이름으로 ‘골드 인증패’를 준다.
포스코가 펼치는 ‘나눔 경영’은 포스코를 상징하는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광양제철소는 매주 셋째 주 토요일에 하는 ‘나눔의 토요일’ 행사를 통해 6000여 임직원이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며 봉사의 참된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사내공모를 통해 ‘자연, 인간, 철이 함께하는 세상’이란 사회공헌 슬로건을 제정해 선포했다. 포스코 임직원의 봉사활동 참여율은 92%로 지난해에만 57만여 시간을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직원 한 사람당 연간 24시간, 매월 2시간 이상씩 봉사활동을 한 셈이다.
서울과 포항, 광양 지역별로 지역사회를 위한 환경정화 활동을 비롯해 ‘사랑의 헌혈 릴레이’, ‘사랑의 집 고쳐주기’, ‘목욕 봉사’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포항 1곳과 광양 2곳에서 무료급식소인 ‘포스코 나눔의 집’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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