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후보 ‘희한한 깜깜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최종후보 3명 27일 선출… 투표방식 당일 정하기로

제25대 서울대 총장 선거 결선에 나설 최종 후보를 뽑는 방식을 27일 투표 당일 결정키로 하는 등 서울대 총장선거가 ‘깜깜이 선거’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7월 임기를 마감하는 이장무 총장의 후임 선거를 진행 중인 서울대는 27일 총장후보초빙위원회 위원들이 5월 총장 선거에 나갈 후보 3명을 지명할 예정이다.

초빙위는 후보 선출 방식을 27일 오전에 정하고 당일 투표를 마치기로 했다. 한 초빙위원은 “투표 방식이 특정인에게 유리하다는 등 억측이 나올 수 있어 당일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2006년 50명의 총장후보선정위원회가 결선 후보 5명을 뽑았지만 2007년 학칙 개정으로 올해는 13명의 초빙위원이 3명을 지명한다. 한 예비후보는 “초빙위원이 소수여서 후보자들이 ‘결선에서 나에게 유리한 구도가 나오게 투표해 달라’고 위원들에게 로비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 초빙위 “특정인에 유리하다는 억측 피하기 위한 것” ▼

초빙위원은 권영걸(디자인학부) 변창구(영어영문학과) 왕규창(의학과) 여정성(소비자아동학부) 이인원(농생명공학부) 이준규(물리천문학부) 이호인 교수(화학생물공학부) 등 서울대 교수 7명, 곽수일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김상주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이길여 경원대 총장, 임광수 서울대 총동창회장,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등 13명이다.

실제 투표 방식에 따른 변수도 많다. 13명이 1표씩 행사해 상위 3명을 뽑으면 1, 2표를 얻는 3위 득표자도 결선 후보에 뽑힐 수 있어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 초빙위원이 2표씩 던지면 일부 위원이 지지후보에게 1표, 결선에서 지지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쟁 후보에게 1표를 줘 특정인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반대표가 많은 순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은 유력 후보가 견제를 받아 먼저 탈락할 수도 있다. 현재 총장 후보로는 강태진 공대 학장, 박오수 조동성(이상 경영대), 성낙인(법대), 오세정(물리·천문학부), 오연천(행정대학원), 임현진 교수(사회학과) 등 7명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선거방식이 상아탑의 권위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며 “예비후보에 외부 인사가 없어 서울대가 폐쇄적이란 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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