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뮤지컬배우’ 고교생 꿈 망친 40대 엽기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강제 키스후 혀 물어뜯어
피해자 봉합수술 실패

서울시내 한 예술고에 다니며 뮤지컬배우의 꿈을 꾸던 김모 군(16). 김 군은 4일 밤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5일 오전 3시경까지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노래방에서 놀다 집으로 가던 이들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단란주점 업주 조모 씨(43·여)를 만났다.

김 군 일행을 본 조 씨는 “어린것들이 밤에 몰려다닌다”며 훈계를 하다가 “집에 데려 달라”고 주정을 부렸다. 친구들은 “그냥 가자”며 피했지만 평소 마음씨가 착했던 김 군은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냐”며 조 씨를 부축해 함께 걸어갔다.

300m 정도 걸어가자 조 씨는 갑자기 김 군의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당황한 김 군은 고개를 돌려 피했지만 조 씨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며 계속 입을 맞췄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만 돌리던 김 군은 곧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조 씨가 김 군의 혀를 물어뜯어 5cm 정도가 잘려나갔던 것. 김 군이 고통스러워하는 사이 조 씨는 사라졌고 김 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잘려나간 혀가 괴사해 봉합수술에 실패했다. 김 군은 엉덩이살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지만 혀 기능이 정상적으로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경찰에 붙잡힌 조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조 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맛을 느끼거나 말을 하기도 어렵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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