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이 공동주최한 ‘2010 특목고 자사고 국제중 입시전략 설명회’ 모습. 올해 과학고와 특목고 입시에
새로 도입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대비책으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학습계획서 작성과 비판적 글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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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2011학년도부터 외고·국제고·과학고 입시에서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전면 도입하고 자율고·자사고 입시에도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교과부의 전형안을 검토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합격의 핵심은 ‘학습계획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필고사, 영어 인증시험 성적, 경시대회 실적 등이 입시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면접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면접 질문은 대부분 학습계획서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 외고, 올해부터 학과별 모집
자기주도 학습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학습계획서와 학교장 및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제출해야 한다. 학생부에는 수상 경력과 교과 성적이 제외되고 출결 사항과 독서 활동 사항이 포함된다. 서류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면접 때 질문 자료로 활용되는 학습계획서다. 교과부 안에 따르면 학습계획서에는 △지원동기 △학습과정 및 진로 계획 △봉사 및 체험활동 △독서경험의 4개 질문이 들어 있다. 각 질문에 600자 이내로 답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원동기부터 독서경험까지 모든 질문이 앞으로의 진로와 연관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원동기를 쓸 때 학교 자체가 목표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 학교가 나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원했다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예전부터 교육환경이 좋은 ○○고교에 입학하고 싶었다”는 말보다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수준 높은 외국어 교육과정과 다양한 활동기회를 주는 학교를 선택했다”는 대답이 구체적으로 목표를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학습과정과 진로계획도 진로가 명확해야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외고의 경우 올해부터 학과별 모집을 하기 때문에 지망 외국어학과에 대한 평소의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학습 과정에 대해 쓸 때는 성과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봉사활동은 진로와 관계있는 경험이 있다면 좋지만 특별한 경험이 없는 탓에 꾸며 쓰는 것은 위험하다. 대단한 봉사가 아니더라도 중학생답게 솔직한 경험을 쓰면 된다.
진로 명확해야 면접시 좋은 인상 평소 지망학과 관심-노력 보여야
많이 읽기보다 비판적 읽기 중요 시-소설 읽으면 비판력 양성 도움
○ 진로와 관계있는 책 많이 읽어야
독서경험은 많을수록 좋지만 그보다는 어떤 책들을 어떻게 읽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도 진로와 관계있는 책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에서 특목고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학고를 지망하는 학생 중 58%, 자사고를 지망하는 학생 중 38%, 외고를 준비하는 학생 중 22%가 “목표로 하는 전공이나 직업과 관계있는 책을 읽고 있다”고 답했다. 진로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면접관에게 스스로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는 뜻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면접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면접에서 좋은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책 읽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나름대로 해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문학작품은 해석의 여지가 많아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 적당하기 때문이다.
정철희 행복한학습연구소장은 “효과적으로 책을 읽으면 중심 내용을 찾아내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며 책읽기 방법으로 ‘SQ3R’ 기법을 추천했다. △먼저 읽을 부분을 대략 훑어보고(Survey) △각 장의 소제목이나 첫 문장을 통해 스스로 질문해보고(Question)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읽고(Read) △각 장을 끝낼 때마다 읽은 내용을 한번 되뇌어보고(Recite) △다 본 뒤에는 각 장의 제목을 훑어보면서 다시 돌아본다(Review)는 것이다.
○ 내신 관리는 기본 중 기본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주요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와 유사하다. 실제로 학습계획서의 질문들은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추천서 양식에 대부분 나와 있다. 하늘교육 임 이사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기출 면접 문제 등을 살펴보고 자신의 학습계획서와 독서경험을 본 면접관이 어떤 질문을 할지 예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서도 전제 조건은 좋은 내신 성적이다. 내신은 1단계 합격을 위한 조건이기도 하지만 2단계에서도 큰 비중으로 반영된다.
외고는 2, 3학년 4개 학기 영어 성적만을 반영한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예로 들었을 때, 중3 학생은 총 28만2000여 명, 이 중 영어 내신 1등급(4%)을 받는 학생은 약 1만1300여 명이다. 1등급을 받은 학생 수가 이미 수도권 외고 선발인원인 5140명의 2배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외고에 안정적으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영어 1등급이 필수라는 뜻이다.
과학고에서도 1, 2단계 모두 내신 성적 비중이 크다. 아직 구체적인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단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내신은 무시할 수 없다. 과학고는 현재 정원의 30%만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지만 매년 비율을 확대해 모든 학생을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뽑을 계획이다.
자사고·자율고도 내신의 비중이 크다. 학교마다 비율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2단계에서도 내신을 대폭 반영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연구소장은 “자기주도 학습전형 1단계 합격여부는 사실상 내신이 결정한다”며 “특히 자사고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과목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 과목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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