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봄… 철없는 폭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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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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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로 습한 공기에 찬공기 갑자기 유입 ‘눈구름’
대구 53년만의 3월 최대적설… 한반도 내륙에만 퍼부어

전국에 때 아닌 폭설이 쏟아진 10일 시민들이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 오르는 길을 걸으며 이색적인 봄눈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서울에는 13.5cm의 눈이 내려 나무에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눈꽃이 피었다. 홍진환 기자
전국에 때 아닌 폭설이 쏟아진 10일 시민들이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 오르는 길을 걸으며 이색적인 봄눈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서울에는 13.5cm의 눈이 내려 나무에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눈꽃이 피었다. 홍진환 기자
9일 오후부터 10일 오전까지 전국에 큰 눈이 내리고 기온까지 떨어져 꽃샘추위를 실감케 했다. 적설량은 오전 10시 현재 서울 13.5cm, 대관령 110.0cm, 동두천 21.2cm, 추풍령 14.6cm, 전주 13.5cm, 대구 9.5cm, 서귀포 5.3cm 등으로 전국에 걸쳐 10cm 안팎의 눈이 쌓였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봄기운에 깬다는 경칩(6일)도 지난 시점에 폭설이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청은 때아닌 폭설의 원인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자체적으로 형성된 눈구름을 꼽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따뜻했던 날씨로 지면에 가까운 대기 하층에는 습하고 더운 공기가 머무르고 있었다. 이때 북쪽 대륙과 서해상 3∼5km 상공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로 밀려 들어와 많은 양의 눈구름이 갑작스럽게 형성됐다는 게 기상청 측 분석이다.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특징 때문에 대기가 불안정해졌다는 얘기다. 진기범 기상청 예보국장은 “서해에서 습한 공기가 밀려와 눈구름을 형성하며 서해상과 육지에 눈이 내리는 평소 강설과는 달리 한반도 육지 위에서만 눈이 쏟아진 이례적인 폭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륙 지방인 대구에도 1957년 이후 3월로는 가장 많은 9.5cm의 눈이 내렸다. 평소 큰 눈이 내리지 않던 부산, 통영 등 경남 지역에서도 1.8∼5.4cm의 눈이 쌓여 200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적설량을 나타냈다. 영동지역은 이미 다른 요인으로 눈이 연일 내리고 있던 상황에서 한반도 자체 눈구름대가 가세해 많은 눈이 내렸다. 이 지역에는 이달 6일경부터 불기 시작한 차고 습한 동풍이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상당히 많은 눈이 연일 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서해안 지역인 서산, 군산, 목포 등지에선 상대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 “덕수궁 눈길 걸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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