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8시 갓 퇴근한 듯 보이는 직장인 10여 명이 서둘러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늦은 저녁시간 이들이 센터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노원구가 2008년과 지난해에 상계동 노원정보도서관과 중계동 영어과학교육센터에 개관한 ‘노원 잉글리쉬 카페’가 동네 영어 토론의 장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두 카페에는 개관 후 현재까지 구민 7000여 명이 찾았다. 이날 저녁 영어과학교육센터에서 3기 수강생들의 첫 수업이 시작됐다. 이곳에선 월 1만 원을 내면 1주일에 2회씩 원어민 영어강사와 함께 영어회화 및 토론 공부를 할 수 있다. 수준별로 구성된 6∼10명이 교육이나 환경보호, 지역개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영어로 토론을 한다. 토론에는 카페에 소속된 원어민 교사 10여 명도 참여한다. 원어민 교사들은 삼육대와 서울여대 소속 외국인 강사를 비롯해 교사자격증을 갖춘 외국인들이다. 해외 거주 경험 및 영어회화 실력 등을 검증해 뽑은 ‘학습리더’ 40여 명도 ‘반장’을 맡아 토론을 이끈다. 학습리더로 활동 중인 정연숙 전 노원구 의원은 “저녁시간에는 인근 학교 선생님들도 영어 공부를 하러 많이 참석하는데 서로 만나면 반갑고 못 보면 궁금한 사이가 됐다”며 “‘잉글리쉬 카페’가 지역 주민들 간 네트워크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이 적다 보니 주중에만 80개 반이 운영된다. 매달 800명의 회원이 정기적으로 출석 도장을 찍는다. 상계동은 저녁시간대에 진행되는 성인반이 가장 인기다. 중계동은 6, 7세 위주로 운영되는 유치반이 최근 경쟁률 4 대 1을 나타냈다. 주말에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료로 영자신문과 팝송, 영시 등을 통해 배우는 영어, 시사토론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노원정보도서관에서는 영어 학습뿐 아니라 한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대학생이나 결혼 이민자 등을 위한 ‘한국어 학습반’도 매주 두 차례씩 운영한다. 7세 이상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인터넷이나 전화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노원정보도서관(02-950-0041),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02-971-7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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