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초등6학년 진단평가 취소 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2년전 문제… 유출논란 일자
곳곳서 수업일정 차질 빚어

대전시교육청이 이미 2년 전 전국적으로 한 차례 사용된 시험 문제로 초등학교 6학년 진단평가(시험)를 치르려다 갑자기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시교육청은 9일 관내 130개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치르려던 진단평가를 당일 아침 돌연 취소했다. 시험 문제지가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부 논란 때문이었다. 시교육청은 일부 교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국 단위 진단평가가 시행된 이날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상 평가 대상이 아닌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 대한 시험을 강행할 예정이었다. 평가 대상이 아닌 만큼 문제지가 마땅치 않자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2008년 전국 16개 시도에서 치렀던 기출문제를 활용하기로 하고, 중학교 3학년은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문제를 새로 출제했다.

그러나 2008년 기출문제는 교과부가 당시 학교 자체적으로 파기하도록 했지만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논란이 제기돼 시험 하루 전인 8일 갑자기 시험 취소 결정을 내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단평가가 학력 수준을 알아보는 것일 뿐 학생 서열을 정하거나 내신을 결정하는 시험은 아니지만 기출문제를 풀어본 사람이 있을 경우 정확한 평가가 될 수 없고 학부모들의 항의도 우려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초등학교 3∼5학년 및 중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는 예정대로 치러졌지만 나머지 학사 일정은 파행을 빚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부랴부랴 시험 일정을 일반 수업으로 대체했지만 수업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시교육청이 초등학교 6학년 진단평가를 뒤늦게 끼워 넣으려다 출제 시간을 놓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시험 취소로 수업 일정에 차질을 빚은 데 사과를 드린다”며 “초등학교 6학년에 대한 진단평가를 치를지는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