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중앙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개통 100일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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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버스 통과 빨라지고 보행자 명소로 활기

대구시민들이 실개천이 흐르는 중앙로의 인도 위를 걸어가고 있다. 중앙로는 지난해 12월 시내버스만 통행을 허용하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서 개통됐다. 사진 제공 대구
대구시민들이 실개천이 흐르는 중앙로의 인도 위를 걸어가고 있다. 중앙로는 지난해 12월 시내버스만 통행을 허용하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서 개통됐다. 사진 제공 대구
“확 트인 차도와 인도 곳곳에 설치된 벤치와 실개천이 인상적입니다.” 9일 오후 3시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돼 있는 대구 중구 중앙로. 주부 홍미희 씨(33)는 “중앙로가 변모한 이후 처음 왔는데 인도가 넓어지고 벤치도 곳곳에 설치돼 있어 잘 정비된 유럽의 도시에 온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일인데도 중앙로는 활기가 넘쳤다. 지난해 12월 이전까지 중앙로는 승용차와 버스, 택시 등이 서로 엉켜 교통체증이 심각한 도로였다. 하지만 이젠 ‘찾고 싶고,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뀌었다.

○ 보행자와 시내버스 전용도로로 거듭나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된 중앙로가 10일로 개통 100일을 맞았다. 도심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된 중앙로는 대구역 사거리∼반월당 사거리 1.05km 구간으로 지난해 12월 1일 개통됐다. 당초 왕복 4개 차로였던 이 도로는 2개 차로를 줄이는 대신 인도를 넓혔으며 통상 시내버스만 통행하도록 제한했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의 통행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 구간 시내버스 주행 속도가 시속 10.9km에서 25km로 갑절 이상 빨라진 것이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도로변을 ‘점거’한 채 줄지어 늘어선 택시 모습도 사라졌다.

이와 함께 탁 트인 인도는 보행자를 위한 명소로 바뀌었다. 종전 2∼4m였던 인도 폭이 최대 12m까지 넓어졌다. 곳곳에 벤치(17개)와 실개천(565m)도 설치됐다. 개통 초 시민들이 실개천 주변에서 실족하는 사례가 잦았던 문제도 개선됐다. 대학생 권정민 씨(20)는 “중앙로의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져 친구들과 만나는 약속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대전시 등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을 추진 중인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운영실태를 견학하기 위해 중앙로를 찾고 있다.

통행위반 차량 줄지않고 오토바이 과속 - 소음 문제
주변상권 매출감소 부작용… 市“활성화 방안 모색”


○ 개선 방안 마련은 여전한 과제

현재 중앙로에는 진입이 금지된 승용차와 택시 등이 적지 않게 다니고 있다. 지난해 개통 직후 통행위반 차량은 시간당 평균 130대였으나 올해 1월 시간당 평균 40여 대, 2월 시간당 평균 30여 대로 감소 추세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통행위반으로 적발된 승용차에는 4만 원, 승합차와 트럭엔 5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또 이 구간 통행이 허용된 오토바이가 질주하면서 소음을 일으키고 있어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중앙로 일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 이후 되레 손님이 줄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박순희 씨(55·여)는 “택시나 승용차의 진입이 금지된 이후 손님이 줄어 장사가 잘 안 된다”며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중앙로와 연결된 약전골목과 북성로 등 특정 구간에 한해 승용차의 중앙로 진출입을 허용해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구시 이동교 교통국장은 “중앙로 일부 진출입로에 승용차 통행을 허용하면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며 “이 일대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대구경북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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