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내년 약대 신설하는 가천의과대 ‘바이오 메카’ 청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인프라 탄탄▼

암·당뇨연구원 ‘신약개발기지’ 주춧돌
송도 바이오리서치단지 조성 1조원 투자

지난달 27일 정부가 최종 확정한 인천지역 신설 약대 정원(25명)을 배정받은 가천의과대가 약대 운영계획을 밝히는 등 설립 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약대 증원은 1982년 이후 28년 만으로 가천의과대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게 된다.

가천의과대는 약대 설립과 운영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기로 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어 약대를 운영하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천의과대는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바이오산업이 2020년에는 정보기술(IT) 산업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대가 신약 개발과 연구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천의과대는 최근 6년여 동안 1800억 원을 들여 이길여 암·당뇨연구원(2008년 5월)과 뇌과학연구소(2004년 9월)를 각각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이 두 연구소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으로 인증할 정도로 단기간에 정상급 연구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작성한 암·당뇨연구원은 이미 ‘신약 개발기지’로 불릴 만큼 생명공학 분야의 중심 연구소로 기반을 다졌다. 이 때문에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와 대학 연구소들은 암·당뇨연구원에 신약 후보 물질의 약효 분석을 의뢰하고 있다.

또 가천의과대의 모체인 가천길재단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1조 원을 들여 바이오 리서치 콤플렉스(BRC)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약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맨투맨 교육▼

교수 1인당 학생수 5명 안 넘게
‘연구약사’ 선택 땐 박사까지 지도

가천의과대는 약대를 신설한 뒤 7년간 모두 95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약대를 유치한 다른 대학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며 1만5000m² 규모의 약학관을 짓기로 했다. 2014년까지 전임 교원 24명을 채용해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5명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미 3명의 약학 전공 교수를 임용했다.

교과과정이 색다르다. ‘G-ACE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 교과과정은 분야별로 멘터시스템을 적용해 세계적 수준의 약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3학년 과정부터 연구약사, 임상약사, 산업약사, 보건사회약사 등으로 전공을 나눠 가르치기로 했다. 정원의 60% 이상을 차지할 연구약사는 3학년부터 교수 1명이 학생 1명을 지도하기 시작해 대학원 석·박사과정까지 연결된다. 입학한 뒤 모두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따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구약사 전공자에게는 장학금은 물론 생활보조금도 지원한다.

개업이 목표인 임상약사, 제약회사와 연구소 등에서 근무할 산업약사, 공공분야로 진출할 보건사회약사를 위한 실무실습도 다른 대학보다 강도가 세다. 4학년이 되면 960시간(교육과학기술부 권고 640∼720시간)을 해당 분야의 협력기관에서 실습하게 된다.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은 “우수한 교수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연구보조금, 장학금, 생활지원금 등도 파격적으로 지원한다”며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와 신설 약대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을 포함한 바이오산업 분야의 연구 성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주기적인 약대 평가를 통해 약대의 연구인력 배출 현황이나 관련 교육과정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인천에서 가천의과대와 함께 약대 정원(25명)을 배정받은 연세대는 3일 송도국제도시에 캠퍼스를 개교했으며 약대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 계획안을 만들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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