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무은재기념관(경북 포항시) 앞에는 아인슈타인과 뉴턴, 에디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 5명의 흉상이 서 있다. 하지만 두 곳에는 좌대만 있을 뿐 흉상이 없다. 포스텍 출신 중에서 이 좌대를 채우는 과학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하는 뜻에서다.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의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소인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한국 분원이 포스텍에 설치되는 것이 구체화되면서 이 좌대의 주인공도 머지않아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백성기 총장은 11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분원이 포스텍에 설치되는 것만으로도 왕성한 연구 에너지를 뿜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과 포항시, 경북도 등이 3년 동안 공을 들인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포항에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이 연구소 재단은 최근 한국 분원 설립의 전 단계로 아토초(AS)과학 및 복합소재에 관한 연구센터를 포항에 설립하기로 했다. 아토초는 100경(京·1경은 1조의 1만 배)분의 1초로,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속도 등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시간단위다. 이 두 연구센터를 2015년까지 운영한 뒤 독립적인 연구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포스텍과 포항시, 경북도가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한국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2008년 7월 추진위를 구성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국제적 위상 때문이다.
1948년 설립 이후 노벨상 수상자를 17명 배출한 이 연구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플로리다에 분원 형식의 연구소를 개설했다. 연구 기반과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2008년 이 연구소와 ‘주니어리서치그룹’이라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1월에는 백 총장이 독일 뮌헨을 방문해 연구소 재단 측과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한국 분원 설립도 추진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런 분위기에다 포항에 가속기연구소 같은 기반시설이 있는 점 등이 이번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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