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용지에 대한 정부 진상조사와 주민 주관 검증조사가 마무리돼 방폐장의 안전성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포화 방사성폐기물의 임시 저장은 물론 방폐장 2단계 처분시설 건설도 본격화된다.
하지만 울진 원전의 방사성폐기물 임시 저장시설이 지난해부터 포화 상태가 돼 넘쳐나는 방사성 폐기물을 임시 저장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원전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 포화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급
방폐물관리공단은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경주 방폐장의 완공시기가 2012년으로 2년 가까이 늦어짐에 따라 포화 방사성폐기물을 ‘인수저장건물’에 저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건물은 방폐장으로 반입되는 폐기물을 영구 처분하기에 앞서 인수, 검사한 뒤 일정 기간 저장하는 시설로 지난해 6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조성됐다. 이 시설은 200L짜리 6000드럼의 폐기물을 수용할 수 있다. 방폐물관리공단은 현재 폐기물이 저장돼 있는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임시 저장고보다 더 안전하게 설계, 시공돼 안전성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시설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용허가도 받아 놓은 상태. 하지만 경주시와 지역 주민들은 임시저장건물의 ‘시범운영’에 대해 안전성 입증이 우선돼야 한다며 소극적이다. 이 저장건물을 우선 사용하기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건축물 임시사용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이달부터 저장건물 사용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와 설득에 나설 계획.
시설 사용이 이뤄지면 원전에 보관된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운반, 보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방사성폐기물 운반용 특수 전용선박도 건조됐다. 국내 처음으로 건조된 전용 운송선박인 ‘한진청정누리호’는 무게 2600t, 길이 78m, 폭 15.8m의 중소형급 선박. 이 배는 고리·영광·울진 원전의 방사성폐기물을 연간 3차례씩 모두 9차례에 걸쳐 총 1만 드럼을 운송하는 데 사용된다. 이 배는 이중엔진과 이중선체로 구조적 안전성이 뛰어나고 위치추적시스템, 자동충돌 예방장치, 방사선 감시설비 및 소방시설 등 첨단 안전설비시스템을 갖췄다.
○ 방폐장 2단계 시설 2013년 완공
방폐물관리공단은 포화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방폐장 2단계 처분시설 건설 사업을 조기에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방사성 폐기물을 중준위와 저준위로 구분하는 등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지 면적 210만 m²(64만평)에 총 80만 드럼 규모의 처분시설을 갖추게 될 경주 방폐장은 국내 원전에서 배출되는 모든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공사 중인 1단계 시설은 폐기물 10만 드럼을 지하 80∼130m에 위치한 처분 동굴 속에 저장한다. 2단계 처분시설의 착공은 지역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 논의를 거쳐 적정 처분 규모와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방폐물관리공단 정성태 건설기술팀장은 “방사성폐기물 15만 드럼을 수용하는 2단계 처분시설은 동굴형으로 조성 중인 1단계 처분시설과는 달리 지상에 매립하는 천층식 매립시설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설계에 착수해 2013년까지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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