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씨 측근 “2000만원 가지고 골프매장 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박남춘 前인사수석 “곽씨, 정무적 고려로 사장 추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2002년 여성부 장관이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998만 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한통운 전 서울지사장 황모 씨가 17일 “곽 전 사장이 ‘귀한 손님에게 선물해야 하니까 2000만 원을 가지고 서울 서초동의 골프 매장으로 오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의 심리로 이날 열린 한 전 총리 뇌물수수사건 1심 5차 공판에서 황 씨는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와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골프채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며 “곽 전 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뒤 바로 회사로 돌아갔기 때문에 골프채를 샀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골프매장 전무인 이모 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곽 전 사장이 왔을 때 여성 일행이 있었다”며 “나중에 TV를 보고 그가 정치인 한명숙인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프채를 가져간 사람이 누구인지, 대금을 치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 “곽 전 사장의 경우 모자만 가져가거나 모자만 산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일 3차 공판에서 한 전 총리 측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며 거절하고 모자 하나만 들고 왔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측은 “당시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선물할 혼마 골프채 세트와 함께 자신의 다이와 골프채 세트도 샀다”고 밝혔으나, 증거로 제시된 골프매장 장부에는 ‘8월 21일(혼마), 8월 26일(다이와)’로 적혀 있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장부 기록만으로는 실제로 누가 샀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나온 박남춘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2007년 1월경) 산업자원부에서 곽 전 사장을 석탄공사 사장 후보 1순위로 추천했지만 석탄공사 사업장이 강원도에 있고 사업장 폐쇄로 사회적 물의가 예상돼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 출신인 김원창 전 정선군수가 이를 잘 다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한 전 총리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며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에서 탈락한 뒤 청와대의 ‘정무적 고려’로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추천됐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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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0-03-18 05:17:23

    이건 명백한 뇌물 수수건이다.여러 정황증거가 잘말해준다.여러명의 증언은 모두가 한씨와 연관있는 자들의 말이니 믿을게 못된다.자살전직의 나부랭이들의 장난질에 국익을 이리도 손상시켜도 되나싶다.재판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정치적 의도가 배제된 판결이 있어야한다.평생을 좌익 이적질로 살아온 한여자의 기막힌 뇌물수수는 법의 철퇴로 정죄되야한다.

  • 2010-03-18 11:41:10

    누구꺼를 샀는지는 판매한 골프채 샤프트의 플렉스가 R(남자)인지, L(여자)인지만 조사하면 금방 알 수 있다. 꼭 판매 장부가 아니더라도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입고하고 팔았는지 정도는 나와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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