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이 끝난 이후 인터넷에는 동영상 하나가 빠르게 퍼졌다. 일명 ‘회피 연아’로 불리는 이 동영상에는 2일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 입국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입을 내밀고 껴안으려 하자 김연아 선수가 뒷걸음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움짤’(움직이는 그림 파일)로 불리는 이 편집 화면을 보고 많은 누리꾼이 “포옹 시도로 모자라 입은 왜 내밀었나” “분명 성추행에 해당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올렸다. 한때 ‘유인촌 굴욕’ 등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던 ‘회피 연아’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 장관이 이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한 사람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한 것. 서울 종로경찰서는 유 장관의 진정서를 8일 접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유 장관 측은 진정서에서 “꽃다발을 건네고 축하하려 했으나 마치 성추행하는 것처럼 동영상이 편집돼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의 ‘원본’인 KBS 촬영 영상을 보면 유 장관이 꽃다발을 걸어준 후 김 선수의 양팔을 두드린 게 맞지만 몇몇 장면만 모은 ‘회피 연아’ 동영상에는 마치 끌어안으려고 시도하는 것처럼 편집됐다. 경찰 관계자는 “진정서가 유 장관 명의로 되어 있다”며 “처음 동영상을 편집해 올린 사람의 ID를 확인해 출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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