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정이품송 가까이서 감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보은군-문화재청 관람대 설치키로

충북 보은군 속리산의 명물인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관람대가 설치된다.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올해 2억3000만 원을 들여 정이품송 주변에 길이 88m, 폭 1.5m의 관람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반원형태로 된 관람대는 정이품송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관광객 통제선)보다 1.5∼2m 안쪽에 설치돼 관광객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가까이 정이품송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또 야간 관람이 가능하도록 관람대 주변에 22개의 조명을 달고, 폭설·태풍 등 기상재해 때 나무상태를 실시간 관찰하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한다.

이와 함께 수세(樹勢)악화를 막기 위해 상처 난 가지 22곳을 잘라내고 인공수피를 씌우는 외과수술도 한다. 나무 밑동 주변 복토층에는 산소공급을 위한 유공관(지름 10cm 안팎의 플라스틱 원형관)과 배수로가 설치된다. 이 복토층은 1974년 인근 도로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채워졌는데 정이품송의 뿌리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지적받아왔다. 공사는 다음 달 초 시작해 6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높이 16m, 둘레(지상 1m에서 잰 것) 4.7m인 정이품송은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재위 1455∼1468년)의 가마가 무사히 지나가도록 가지를 들어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1962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솔잎혹파리에 감염되면서 수세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1993년 2월에는 강풍으로 6.5m짜리 서쪽 가지가 부러지고, 2004년 3월에는 폭설로 남쪽 가지가 부러지는 등 4차례 피해를 당했다. 더욱이 2007년 초속 18.7m의 강풍에 지름 30cm, 길이 7m의 서쪽 큰 가지마저 부러져 예전의 균형 잡히고 당당했던 모습을 잃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01년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통해 장자목(長子木) 58그루를 키워냈다. 부계(父系)에 의한 나무 혈통보존 사례로는 세계 처음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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