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무대가 된 전남 완도군 청산도의 당리 황톳길은 봄이면 노란 유채꽃과 짙푸른 보리, 빨간 철쭉, 보랏빛 자운영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인 청산도. 하늘과 바다, 산이 모두 푸르다고 해서 청산도로 이름 붙여진 이 섬은 2007년 12월 슬로시티국제연맹으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됐다. 느림과 여유, 쉼의 미학이 오솔길과 다랑논에 배어 있고 다도해의 절경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서편제’와 TV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이름나면서 지난해엔 12만여 명이 청산도를 찾았다.
무공해 섬인 청산도가 생태관광 메카로 또 다른 변신을 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과 같은 ‘슬로길’을 만들어 개방하고 브랜드 민박사업도 벌이고 있다.
○ 50리 슬로길 개방
완도군은 주민들이 산책로나 갯길로 이용하던 길을 다듬어 지난해 11월 개방했다. 다도해 절경을 감상하며 길을 걷다 보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는 점에 착안해 ‘슬로길’로 이름 지었다. 도청항∼화랑포∼구장리∼권덕리∼범바위∼장기미∼청계리∼원동리∼상서리∼동촌리∼항도까지 총 21km 6개 테마로 꾸며졌다. 이 구간을 걷다 보면 영상 촬영지, 해안 절경, 섬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구들장논, 문화재로 지정된 돌담 등을 만날 수 있다.
나머지 구간 19km는 올해 7월 개방된다. 항도에서 신흥리해수욕장, 진산리 몽돌해수욕장, 양지돔, 국화마을, 자갈밭, 지리해수욕장, 청산중학교 등을 거쳐 도청항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구간은 단풍길, 모래밭길, 미로길 등의 주제로 조성된다. 이순만 완도군 청산면사무소 개발담당은 “청산도 고유의 섬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차별화되는 또 하나의 걷기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브랜드 민박사업 추진
청산도에는 이달 1일부터 ‘슬로시티 투어버스’가 등장했다. 완도군은 관광객이 늘어나자 이달부터 10월까지 하루 두 차례 투어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도청항을 출발해 당리∼읍리∼범바위∼신흥해수욕장(목섬)∼진산리(갯돌밭)∼지리청송해변∼도청항으로 돌아오는 코스. 운행 구간 24km로, 2시간 반이 걸린다. 버스에는 문화관광해설가가 탑승해 관광객에게 청산도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를 소개한다. 요금은 19세 이상 어른 5000원, 장애인·군인·학생·경로우대 대상자는 3000원이다.
브랜드 민박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 7억5000만 원을 투입해 슬로시티와 ‘건강의 섬’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농어촌 가옥을 뜯어고치고 다양한 바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군은 1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민박 설명회를 여는 등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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