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18일 이유리 양(13) 살해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기 위해 피의자 김길태 씨(33)에 대한 경찰 조사 내용을 직접 검토하고 범죄심리분석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리분석팀’을 부산지검에 파견하기로 했다.
대검은 김준규 검찰총장 특명으로 과학수사기획관실 소속 진술분석관과 행동분석관 등 7명으로 구성된 심리분석팀을 28일부터 사흘간 부산지검에 보낼 예정이다. 대검이 일선 검찰이나 경찰이 수사한 개별 강력사건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분석팀을 꾸려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심리분석팀은 파견에 앞서 경찰의 모든 수사기록 복사본을 넘겨받아 김 씨 진술내용과 진술의 변화 과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필요하면 경찰이 김 씨의 조사과정을 녹화한 영상자료도 넘겨받아 김 씨의 표정이나 태도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 사건을 19일 송치받는 부산지검이 앞으로 1주일간 조사하는 내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심리분석팀에는 국내에서 1명씩밖에 없는 진술분석관과 행동분석관이 참여하게 된다. 진술분석관은 피의자의 진술을 분석해 사실 여부를 판단한다. 행동분석관은 피의자의 눈이나 얼굴표정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진술의 진위를 가린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해온 부산 사상경찰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 사건을 부산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 씨가 이 양을 의도적으로 납치, 성폭행, 살해한 것으로 결론짓고 강간살인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이 양 시신에서 나온 김 씨의 유전자(DNA), 시신 유기장소에서 발견된 비닐봉지에 있던 이 양과 김 씨의 DNA, 김 씨의 일부 자백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 양 집 침입 여부와 납치 과정 등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범행 직후인 지난달 25일 부모 집에서 갈아 신은 신발을 찾아 이 양 집에서 발견한 족적과 대조, 만취 상태에서 다락방 창문으로 들어간 방법, 이 양 집 구조와 이 양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는 이제 검찰이 밝혀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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