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양(13) 살해 사건 피의자 김길태 씨(33)가 19일 부산구치소로 수감되기 전 사상경찰서 유치장 입감 동료에게 각종 법률 자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18일 오후 사상서 8호실 동료 중 한 명이 "뺑소니로 들어왔다. 구속은 처음이라 난감하다"고 고민하자 '구속적부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게 뭐냐"라는 질문에 "법원이 구속 합당여부를 심사한 뒤 부당하면 구속된 피의자를 석방하는 것이다. 탄원서를 내고 피해자와 합의한 뒤 합의서를 내면 된다"며 절차까지 설명해줬다.
17일에는 보복 폭행으로 들어온 동료에게 "합의를 해주면 쉽게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치인 보호관에게는 "요즘 유치장 시설이 너무 잘 돼 있다. 죄인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 아니냐? 이 친구들(입감 동료)에게 잘 해주라"는 농담까지 건넸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씨는 앞서 변호인에게 정신의학 전문 용어인 '해리(解離)현상'을 언급하며 자신의 정신 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예전 성범죄 재판 때 몇 차례 탄원서를 낸 적이 있고 폭행 사건에도 여러 번 연루된 적 있다"며 "11년간 학교(교도소) 생활을 통해 법망을 피해가는 방법을 습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검은 19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씨를 조사했지만 김 씨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서울대 법의학연구소에 이 양의 시신 부검 결과를 다시 감정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 씨는 현재 부산구치소에서 4, 5명의 수용자와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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