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 교장 100% 공모…인사청탁자들 명단 모두 공개

시교육청 비리 대책 발표
교장자격자만 대상 ‘초빙형’
중임제한 없어 악용 우려도

올해부터 서울시내 모든 초중고교 학교장이 공모제로 선발된다. 또 학력 향상과 학습부진아를 학교장이 책임지도록 하고 학교장 학교경영능력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등 학교장의 책무성도 강화한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교육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범 실시 중인 교장 공모제가 모든 학교로 확대된다. 올해 8월에 현직 교장이 정년퇴직하는 초등학교 47곳과 중고교 30곳 등 77개 학교부터 우선 공모제를 실시하고 이후 퇴직자가 나오는 학교는 모두 공모제 대상이 된다. 사실상 승진에 의한 교장 임명이 폐지되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8년 뒤에는 모든 학교가 공모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교장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중임할 경우 퇴직까지 8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장 공모제를 전국 5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또 시교육청은 학교장 경영능력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지역교육청·학교별로 학력수준 도달 목표를 설정해 기초학습 부진 학생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매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인사 청탁자는 인사에서 최대한 불이익을 주고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성희 부교육감 직무대리(교육감 권한대행)는 “인사청탁은 저에게나 국·과장들에게 올 수 있는데 앞으로 이를 모두 제출받아 공개하겠다”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비리 관련자는 4월 초에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발표한 공모제가 교장 자격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형 교장공모제’여서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초빙교장은 한 번 이상 중임할 수 없다는 ‘중임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교장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전문가에게 교장을 맡겨야 하므로 교장 자격은 필요하다”며 “초빙 과정을 각 학교 학교운영위원회가 주도하기 때문에 능력 위주로 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비선호 학교를 희망하는 교원에게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