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백제 첫 도읍지는 천안… 서울 ‘위례신도시’ 쓰지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3일 03시 00분


천안시, 국토부-LH에 건의

충남 천안시는 최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의문을 보내 서울 송파구 일대에 추진하는 ‘위례 신도시’의 ‘위례’라는 명칭을 바꿔 줄 것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위례(慰禮)는 백제의 첫 도읍지인 천안시 직산읍과 주변 위례산 일대를 일컫는 명칭이기 때문에 혼선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천안시는 건의문에서 “송파(서울시 송파구) 일대에 위례 명칭을 사용하면 후손들은 자칫 백제의 최초 건국지를 송파, 성남(경기) 일대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인 송파, 성남, 하남 일대에 첫 도읍지(천안) 명칭을 붙이는 것은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위례신도시는 정부와 LH가 2014년까지 서울 송파구, 경기 하남, 성남시 등에 수용 인구 11만5000여 명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천안시는 ‘천안 위례성 역사적 근거 자료’도 첨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국유사는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기원전 18년 천안 직산에 첫 도읍을 정해 13년간 재위하다 기원전 5년 경기 광주지역(하남 추정)으로 도읍을 옮겼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등 여러 고문헌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와 LH 측은 “건의문을 받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결정이 난 신도시 이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태도다. 천안시는 “정부가 위례신도시 명칭을 계속 고집하면 시민들과 함께 명칭 철회 운동을 벌이고 학계에서 이를 쟁점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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