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학원 다니는 학원 강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3일 17시 00분



(박제균 앵커) 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가장 많이 취업한 직종이 학원 강사라고 합니다. 학원 강사가 대졸자 취업직종 1위에 오른 게 5년 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김현수 앵커) 최근 고액연봉의 스타 강사들이 늘면서 학원에 다니는 학원 강사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지난해 국내 한 온라인 교육 업체의 강사로 선발된 새내기 학원강사 손우혁 씨.
그의 방은 칠판과 분필, 분필 지우개로 가득 차 있습니다. 판서 연습을 하기 위해 마련한 것들입니다.
얼마 전에는 사투리 교정을 위해 스피치 과외를 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손우혁 / 메가스터디 수학강사
"아나운서 학원에서 트레이닝을 두 달 간 받았어요. 손짓, 표정 어떻게 짓는가... 시선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과학고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그는 망설임 없이 학원 강사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손우혁
"친구가 사법고시 합격을 했는데 그 친구랑 저랑 똑같이 축하를 받았어요. 학원이 연예인과 비슷해요.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게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내가 노력해도 쉽지 않은 거 같거든요."

최근 손 씨처럼 대학 졸업 직후 학원 강사로 취업 하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한국교육개 발원이 펴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생 가운데 인문계열 전공자의 12%, 자연계열 전공자의 6%, 교육계열 전공자의 17%가 학원의 문리 및 어학강사로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리 및 어학 강사는 2005년부터 5년 째 이 계열 졸업생들의 1위 취업 분야입니다.

학원 강사를 직업으로 삼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수법을 비롯해 학부모와의 상담 방법을 가르치는 강의도 인깁니다.

스타강사의 성공 노하우를 소개하는 강의에는 수백 명의 젊은 학원 강사들이 몰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종수 본부장 / 훈장마을
"학부모나 원생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강의, 학원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야 할지에 대한 강의, 신입이나 예비 강사들이 어떻게 학원에 진출할 수 있는 강의를..."

(인터뷰) 김정원 / 현직 학원강사

"저도 프로라는 의식을 가지고 시작하고 싶은데 그 가운데 특강이 있다고 해서 스킬도 키우고,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이 강의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전문가 들은 이처럼 학원 강사를 직업으로 삼는 젊은이가 늘고 있는 이유로 청년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한 가운데 사교육 수요가 높은 현실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구직자들의 직업관이 변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윱니다.

(인터뷰) 이병훈 교수 / 중앙대 사회학과
"구직자들의 직업태도 내지는 노동시장에서 사람을 고용하는 관행이 외환위기 이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개인이 자의든 타의든 여러 직장을 옮길 수밖에 없는 시대를 평생 직업의 시대라고 하는데 그런 세태를 반영하는 게 대졸자의 학원 강사 취업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노동환경의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보단 불안정하지만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학원 강사직을 택하는 젊은이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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