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함미, 침몰지점서 발견… ‘폭발뒤 두 동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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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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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유언비어, 진실은]

민간구조대도 동참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30명이 29일 침몰한 천안함을 수색하기 위해 백령도 용기포구에서
 수중장비를 싣고 배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수색작업을 시도했으나 차가운 수온과 빠른 조류 때문에 정상적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백령도=전영한 기자
민간구조대도 동참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30명이 29일 침몰한 천안함을 수색하기 위해 백령도 용기포구에서 수중장비를 싣고 배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수색작업을 시도했으나 차가운 수온과 빠른 조류 때문에 정상적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백령도=전영한 기자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나흘이 지나도록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는 물론 일부 언론조차 침몰을 둘러싼 각종 추측과 잘못된 정보들을 검증 없이 쏟아내고 있다. 해군이 초기 대응에서 미흡한 점은 비판할 수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 같은 내용들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소문들의 진위를 따져봤다.》
① 선체 두 동강 나지 않고 5km 흘러갔다

KBS는 28일 밤 뉴스9에서 천안함이 최초 침몰지점에서 선체가 바로 두 동강 나지 않고 5km 정도 흘러간 지점에서 반파됐다고 보도했다. 해군의 “사고 당시 선체 후미에서 ‘펑’ 소리와 함께 바로 배가 두 동강이 났으며 함정 후미는 순식간에 침몰했다”는 발표를 뒤집은 것. 하지만 하루가 지난 29일 천안함의 함미는 최초 침몰지점에서 불과 18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해군의 설명대로 천안함은 침몰지점 인근에서 두 동강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② 천안함이 얕은 곳까지 간 건 특수 임무 때문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천안함이 수심 20m의 얕은 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천안함이 통상적인 경비항로를 벗어났고, ‘특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곳은 (수심이 얕아) 고속정이 다니는 항로로 통상적으로 초계함이 항해하지 않는 곳”이라는 출처가 불명확한 군 관계자의 발언도 인용됐다. 그러나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회에서 “사고 해상은 천안함이 15번이나 지나간 지역으로 수심이 20m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③ 한국 해군이 천안함을 오폭했다

아군이 아군을 공격했다는 ‘팀킬(team kill)설’도 등장했다. 26일 속초함이 미상의 물체를 향해 수차례 발포했고 이후 새떼로 확인됐다는 국방부의 설명을 엉뚱하게 해석한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속초함이 천안함을 오폭했다”는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통신사인 뉴시스가 “한미 해군이 23일부터 27일까지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서 2010 한미합동 독수리훈련을 실시 중이었고 훈련 도중 작전상 발생한 오폭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의심은 더해졌다. 그러나 국방부는 “독수리훈련은 백령도 해상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천안함 오폭(誤爆)은 황당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④ 북한의 특수공작에 의한 침몰

침몰 직후 ‘북한의 공격설’이 확산됐다. 한 누리꾼은 “생존자 중 암초나 내부 폭발을 언급하는 이가 없는 만큼 북한의 공격밖에 남아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북한의 공격이라 가정하면 천안함의 연안 이동이나 속초함의 발포도 모두 설명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이 어디까지나 추정의 하나일 뿐 밝혀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⑤ 함미의 실종자가 전화 걸어왔다

한 실종자 가족이 배 안에 갇혀 있는 아들과 통화를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나도 실종자와 통화를 했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에서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가족의 착오로 인한 해프닝이었다. 군 관계자는 “휴대전화 전파는 물 표면에 닿는 순간 반사돼 물을 통과하지 못한다”며 통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⑥ 해군판 ‘김 일병 사건’

상관한테 불만을 품은 병사가 폭발물을 터뜨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병사가 폭발물을 터뜨렸고, 책임 추궁을 두려워한 해군 수뇌부가 사고 원인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조사 결과 생존자들은 가혹행위 등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⑦ 문이 잠겨 승조원들이 탈출 못했다

해군 출신 전역자라고 밝힌 일부 누리꾼들은 “병사들의 자살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장교들이 침실 문을 밧줄 등으로 잠그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병사들이 주로 실종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군은 “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병사들의 침실 문은 잠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⑧ 천안함의 폭뢰가 떨어져 폭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함선 수리 도중 실수로 천안함에 탑재한 폭뢰나 탄약이 바다에 떨어져 나가면서 폭발해 천안함을 파괴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생존자 가운데 폭뢰가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거나 화약 냄새에 대한 증언은 없었다. 또 함정 내에서의 단순 폭발사고 등으로는 초계함이 두 쪽 날 정도의 파괴력이 나올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⑨ 장교들만 먼저 몸을 피했다

장교들은 모두 구조된 채 부사관과 병사들만 실종된 것을 놓고 ‘함장 등 장교들이 대원들을 구하지 않은 채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는 ‘설’도 확산됐다. 하지만 국방부 측은 “함장은 23시 10분에 함수 부분에서 더는 구출자가 없음을 확인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이탈했다”며 “앞에 나간 사람들보다는 20분이나 더 있다가 나갔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北 정찰기, ‘침몰 직후’ NLL 인근까지 비행? ▼

KBS “레이더 잡혀”… 軍 “3시간뒤 육지쪽 출현”


천안함이 침몰된 직후 북한 정찰기가 사고 해역 방향의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내려왔다는 한 방송 보도에 대해 군 당국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부인했다.

KBS는 28일 “천안함 침몰 직후 백령도 북쪽 NLL 인근 상공까지 내려온 북한 공군기 1개 편대가 방공 레이더에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침몰 1시간 후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레이더에 비행물체가 나타나 경고사격을 가했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새떼였다’는 합참의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다른 시간대에 북한 정찰기가 지나간 것은 맞지만 사고 당시는 아니며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합참에 따르면 속초함이 레이더에 포착된 미확인 물체를 향해 경고사격을 한 시각은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반 뒤인 26일 오후 10시 57분이었다. 미확인 물체는 ‘새떼’로 추정했다.

또 국방부가 29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공군기 1대가 군사분계선(MDL) 북방 30km까지 초계비행한 시간은 침몰 3시간 뒤인 27일 0시 25분이었다. 군 관계자는 “속초함의 경고사격 시점과 북한 공군기의 초계비행 시점 사이에 2시간 정도의 차이가 있다”며 “게다가 북한 공군기가 내려온 지점도 사고 해역 쪽이 아닌 육지 쪽이었다”고 설명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영상=천안함 사고당시 승조원 구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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