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면 총리가 먼저 나오는 경우 많지만 그날은 기억안나”
증인신문 마무리… 한 前총리 내일 직접신문 내달 2일 구형
2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5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2006년 12월 총리공관 오찬’ 당시 총리실 경호팀장 최모 씨가 “총리공관 내부에서는 경호팀이 오찬장 등의 문 앞에서 대기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최 씨는 ‘총리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총리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 공관 본관을 방문하면 경호원이 따라다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따라다니지 않고 본관에서 안내만 한다”고 답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접견실이나 오찬장까지 손님을 따라가지 않고 현관 옆 부속실에서 기다린다는 것. 이는 총리공관 내부에서는 밀착 경호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한 전 총리가 오찬장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아 처리할 시간이 있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이다.
최 씨는 “오찬 진행 중에는 복도와 오찬장 옆 로비를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후식이 들어가면 오찬장 문이 보이는 현관 옆 부속실 앞에서 대기한다”며 “공관은 총리의 숙소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호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18일 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총리 경호원 윤모 씨는 “총리가 다른 참석자보다 늦게 나오면 오찬장 입구로 가서 즉시 안을 들여다본다”며 밀착 경호가 이뤄진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최 씨는 오찬이 끝나 오찬장을 빠져나오는 순서에 대해선 “오찬이 끝나면 (참석자들이) 동시에 나오지만 총리가 먼저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2006년 12월 20일 오찬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윤 씨는 “8년 동안 근무하면서 총리가 오찬장에서 먼저 나오지 않은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며 ‘다른 참석자들이 먼저 나간 뒤 곽 전 사장이 의자에 돈봉투를 두었고 한 전 총리가 맨 마지막에 나왔다’는 검찰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을 했다. 검찰은 윤 씨를 위증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29일 공판까지 증인 19명에 대한 신문이 마무리됐으며, 31일 한 전 총리에 대한 직접신문과 다음 달 2일 검찰의 구형 및 변호인의 최후변론을 끝으로 심리절차가 종결된다.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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