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14일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 휴대전화로 암각화 문양을 촬영하고 있다. 김 의장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을 꾸준히 촉구했다. 사진 제공 경상일보
‘선사시대 바위그림을 사랑한 국회의장.’ 김형오 국회의장의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사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 현장 방문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암각화 보존대책을 촉구했다. 국회의장이 특정 문화재에 애정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 의장은 26일 국회의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이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겨 부서져 내리고 있다”며 “정부는 임시 차수벽을 조속히 설치하고 필요하면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2일에는 국회의장실에서 문화재청 김창준 문화재보존국장으로부터 암각화 보존대책을 보고받았다. 김 국장은 “침수된 암각화를 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 하류에 있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울산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울산시민 수원 확보를 위해 국토해양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앞서 14일에는 암각화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을 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뭄으로 물 밖으로 드러난 암각화를 살펴보며 휴대전화로 사진도 찍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암각화를 찾았다.
그가 암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초. 2월 17일 울주군 출신 강길부 의원이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에게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을 촉구하는 대정부 질의를 하자 유심히 들은 뒤 “정부가 빨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지원 발언을 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반구대 암각화:
고래, 호랑이 등 300여개 동물이 새겨져 있는 선사시대 바위그림. 동국대 조사단에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연간 8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다. 암각화 보존책으로 울산시는 차수벽 설치나 수로 변경을, 문화재청은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각각 주장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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