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을 출발해 강원 속초로 가던 시외버스가 도로를 벗어나면서 언덕 아래로 굴러 6명이 숨지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강원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국도 7호선에서 강원여객 소속 시외버스가 도로 오른쪽 7m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사 안종태 씨(57·강원 동해시)와 승객 서종호 씨(76·부산 영도구) 부부 등 6명이 숨졌다. 또 러시아인 부사로바 소피아 씨(39·여) 등 승객 13명이 다쳐 삼척의료원, 삼척병원, 경북 울진의료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버스는 사고 지점인 편도 2차로 내리막길에서 2차로로 달리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를 벗어났다. 버스는 언덕 아래 마을길로 떨어진 뒤 60여 m를 굴러가다 멈췄다. 이 과정에서 버스 천장 부분이 떨어졌다. 승객 일부가 버스 밖으로 튕겨 나가 차체에 깔리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숨진 서 씨 부부는 뇌수술을 받고 동해시의 한 병원에 입원한 둘째 아들의 병문안을 가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둘째 며느리인 이영란 씨(41·경북 울릉군)는 “부산에 사는 시부모님께는 거리가 멀어 오실 필요 없다고 만류했다”면서 “적극 말리지 못한 것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흐느꼈다.
한국 여행 중 버스에 탔다 부상을 당한 소피아 씨는 “이달 5일 한국에 들어왔고, 부산을 거쳐 동해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가던 중이었다”며 “잠을 자다가 눈을 뜨는 순간 차가 굴렀다”고 말했다. 승객 정시진 씨(27·부산 해운대구)는 “잠을 자다가 차가 심하게 흔들려 눈을 뜨는 순간 길 밖으로 굴러 떨어졌다”며 “차가 멈추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뒤 안전벨트를 풀고 나왔다”고 사고 순간을 설명했다.
경찰은 사망자 가운데 신원 확인이 안 된 70대 추정 여성의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부상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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