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오전 1시 20분경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대 학생회관 3층에 20대 남학생 11명이 나타났다. 이 중 2명은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놓았다. 나머지 9명은 성폭력상담실 현관 자물쇠를 부순 뒤 철제함 6개를 훔쳐 달아났다. 이들 철제함은 5일 전에 끝난 이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 때 사용된 투표함이었다.
경비업체는 즉각 경찰에 도난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CCTV 자료를 분석해 학생들을 모두 붙잡았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우모 씨(27)는 총학생회장 선거를 주관하던 선거관리위원장이었다. 특히 우 씨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정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이 선거는 개표 과정부터 부정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480여 명이 투표한 모 단과대학 투표함에서 A 후보를 지지하는 몰표가 나왔기 때문. B 후보 지지표는 단 3표에 불과했다. B 후보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학교 측은 개표를 중단한 뒤 투표함을 봉인해 학생회관에 보관했다.
하지만 우 씨 등은 “투표함은 선관위가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투표함을 가져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변창훈)는 30일 범행을 주도한 우 씨 등 6명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5명을 기소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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