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도쿄 롯폰기 모리타워에서 열린 진로 막걸리 시판 행사에서 양인집 진로저팬 사장(가운데)이 TV 광고에 출연한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부담 없는 술임을 강조하기 위해 잠옷 차림의 여성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켰다. 사진 제공 진로저팬
29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롯폰기(六本木) 모리타워에서 열린 진로저팬의 막걸리 시판 행사 겸 TV 광고 발표회장. 15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취재진과 20, 30대 여성 등 500여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최근 일본에서 불고 있는 막걸리 열풍이 드라마 영화 가요에 이어 새로운 한류 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진로저팬은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달 초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 진로저팬은 한 달도 채 안 돼 5만 상자(1상자는 8.4L)를 팔아 이미 판매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매출액은 이미 2억 엔(약 24억 원)을 넘겼다. 진로 서울본사의 이남수 해외사업본부장은 “막걸리 주문량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웃돌아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며 “한국 내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의 주류 대기업들도 속속 일본 막걸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순당이 생막걸리를 올해 초 일본으로 수출한 데 이어 롯데주류도 막걸리 일본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이동막걸리 등 중소 브랜드 40여 개가 선전해 온 데 이어 대형 주류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내 막걸리 보급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막걸리가 호평을 받는 것은 최근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 알코올 도수가 낮은 단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 일본 주류시장이 해마다 1000억 엔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독 막걸리와 하이볼(소다수를 섞어 알코올 도수를 낮춘 술) 수요만 늘고 있다는 게 진로저팬 측의 설명이다.
진로저팬의 TV 광고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잠옷을 입은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한밤중에 막걸리를 마신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또 국내에서 유민으로 알려진 일본 여배우 후에키 유코(笛木優子·30)를 전속모델로 내세웠다. 양인집 진로저팬 사장은 “다음 달 중순부터 지상파 방송 TBS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에 맞춰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며 “아이리스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 막걸리 인지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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