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일각 “구조방식 바꿔야” 軍“아직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수심 40m 1회 잠수에 실제 작업시간 7~8분 불과
내주초 함체 인양 시작 방침

천안함의 탐색 및 구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군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재 해난구조대(SSU) 대원 등 잠수요원들은 수심이 40m를 넘는 바닷속에서 산소통만 멘 채 스쿠버 잠수 방식으로 탐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잠수 안전규정을 위배한 것이다. 40m 이상 수심에서는 심해잠수장비를 갖춰야 한다. 군은 한 사람의 생존자라도 찾기 위해 스쿠버 잠수로 구조 활동을 펴고 있지만 그만큼 한계도 많아 구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잠수 시간이 턱없이 짧다. 수심이 깊을수록 압력이 세지고 통상적인 잠수복만으론 물속에 오래 있을 수 없다. 한 번 잠수해서 물속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2∼13분이지만 그나마 배와의 이동시간을 빼면 실제 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7∼8분에 불과하다. 잠수요원들이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작업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 사람이 7∼8분 동안 작업한 뒤 다른 사람이 교대로 잠수하기 때문에 일의 연속성도 떨어질 수 있다.

미국 해군 잠수의학 매뉴얼에 따르면 수심 45m에서 스쿠버 작업을 할 경우 수온 영상 3도의 조건에서 20분이 지나면 의식을 잃는다. 이런 경우 잠수부들이 느끼는 추위는 영하 30도에서 한 시간 동안 노출되는 것과 비슷하고,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5분에 불과하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군인들이 공식적으로 특수장비 없이 45m까지 잠수하는 경우는 없다.

이런 상황에선 여러 개의 격실을 차례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존자 확인과 나중에 있을지 모를 시신 운반 작업에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선체 인양 때도 오랜 시간 잠수해서 천안함과 바닥 사이에 ‘리프트 백’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심해잠수장비를 갖추고 지금보다는 긴 시간 동안 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심해잠수장비를 착용하려면 3500t급 함정이 부표 4개를 현장에 설치해야 하는 등 준비에만 3, 4일이 걸려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인양을 담당할 거대 크레인이 3일 사고 현장에 도착한다. 군은 다음 주부터 인양작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구조 전문가들은 지금의 잠수 방식으로 구조작업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아예 선체를 끌어올려 실종자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군 해난구조 전문가인 송무진 중령은 31일 브리핑에서 “작업 방식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실종자 수색의 시급성을 고려해 현 상태를 유지할 예정이다”며 일단 현 방식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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