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재판장, 곽영욱 前사장 재수감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구속집행정지된 사람이 방송과 인터뷰해도 되느냐”
곽씨 ‘用錢의 효과’ 언급 눈길

당뇨병과 협심증 등 지병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구속집행정지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1일 오후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될 신세가 됐다. 화근은 지난달 28일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에 곽 전 사장이 병실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보도된 데 있었다.

31일 공판에서 재판장인 김형두 부장판사는 인터뷰 동영상을 틀어 보이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 집행을 정지했던 것이고 이는 구치소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구치소에 있는 사람이 인터뷰를 해도 되느냐”고 질타했다. 곽 전 사장의 변호인은 “신분을 밝히지 않아 기자인 줄 몰랐고 병실 밖에서 몰래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김 부장판사는 “4월 5일 만료되는 구속집행 정지 시한을 4월 1일 오후 6시로 앞당기겠다”고 결정했다. 곽 전 사장은 “정말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살려주세요”라고 울먹이며 용서를 구했지만 김 부장판사는 “구속집행정지 취소도 검토했으나 기간을 단축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용전(用錢)의 효과’라는 생소한 표현이 등장했다. 곽 전 사장이 “총리공관 오찬장 의자에 돈봉투를 두고 나오면서 한 전 총리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는 자신의 검찰 진술을 부연설명하면서 이 말이 나왔다. 곽 전 사장은 ‘죄송하다’고 말한 데 대해 “용전의 효과란 사기업에서 쓰는 말로 상대방이 생각하는 돈이 많으냐, 적으냐다. 10만 달러를 기대하는데 5만 달러를 주면 적고, 1만 달러를 기대했는데 5만 달러를 주면 너무 많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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