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침팬지와 숫자 맞히기 겨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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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서울대공원 유인원관
새단장 끝내고 3일 오픈
알락꼬리원숭이 방사장 개방
10m 높이 오랑우탄 산책길도

어린이 관람객들이 서울대공원 
유인원관에서 알락꼬리여우원숭이를 직접 만져보며 즐거워하고 있다(왼쪽 사진). 고릴라 암컷이 자신의 습성에 맞게 동물원이 설치해준 
나무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어린이 관람객들이 서울대공원 유인원관에서 알락꼬리여우원숭이를 직접 만져보며 즐거워하고 있다(왼쪽 사진). 고릴라 암컷이 자신의 습성에 맞게 동물원이 설치해준 나무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지켜보는 것을 싫어하는 동물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사람 위주로 만들어졌던 동물원이 이제는 동물의 사생활까지 보호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지난해 11월 유인원관을 새로 단장했다. 공간을 넓히고 온열기능도 갖추는 등 변화된 모습이었다. 동물원 측은 이후 침팬지와 고릴라 등이 보여준 새로운 행동에 맞춰 다시 시설을 보완했다. 진화과정을 거친 동물원은 4월 3일 유인원관을 다시 연다.

○ “우리에게도 사생활이 있다고!”

희귀종일 뿐만 아니라 몸값이 워낙 비싸 돈으로는 사실상 사들일 방법이 없는 동물 중 하나가 고릴라. 번식에 성공하지 않으면 동물원에서 사라져 백과사전의 사진으로만 봐야 할지 모른다. 서울동물원이 보유한 암수 한 마리씩의 고릴라는 가끔 교미를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이 쳐다보는 것을 몹시 부끄러워하는 이들을 위해 동굴과 대나무 숲을 만들어주었다.

오랑우탄은 땅을 밟지 않고 높은 곳을 오가며 사는 습성이 있지만 동물원 환경은 그에 맞춰지지 않았던 것이 현실. 서울동물원은 오랑우탄이 습성대로 살게 하기 위해 10m 높이에 산책길을 만들어주었다. 관람객들은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외줄에서 떨어지지 않는 오랑우탄을 볼 수 있다.

○ 관람객과 동물을 더 가까이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방사장은 개방돼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성격이 온순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잘 다가서고 재롱을 부린다. 관람객은 먹이를 주고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다.

고릴라와 침팬지 사육장에는 이들이 주로 머무는 지점에 내실 관람창을 만들었다. 관람객은 이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동물은 사람을 볼 수 없도록 제작된 특수 유리창이다. 사람은 더 가까이 보고 싶어 하고, 동물은 피하려는 문제를 해결해준 것.

오랑우탄과 침팬지 새끼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유인원 놀이방’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젖이 부족한 어미를 대신해 사육사가 우유를 먹이고 보살펴주는 장면을 직접 또는 실시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원 측은 이곳에서 아기 동물 보살피기 자원봉사를 할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02-500-7835

○ 다양한 관람 프로그램

동물원은 재단장을 기념해 3일부터 ‘도전! 침팬지와 숫자배틀’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사람과 침팬지가 숫자 맞히기 인지 능력을 겨루는 것. 예선전을 거쳐 월말 결선에 오른 참가자에게는 상품도 제공된다.

침팬지의 자판기 이용 장면도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침팬지가 특수 제작된 나무 동전을 자판기에 넣은 뒤 원하는 먹이를 꺼낼 수 있도록 고안된 이벤트다.

평일에는 두 번, 공휴일에는 세 차례 사육사들과 함께하는 투어가 진행된다. 개코원숭이 관람으로 시작해 사바나원숭이-망토원숭이-정글 유인원 되기-알락꼬리여우원숭이와 사진 찍기-침팬지와 벌이는 두뇌게임-유인원 놀이방-실버 동물의 요양원 등의 순서로 관람하는 것.

해당 동물을 돌보는 사육사가 직접 나와 각 동물의 습성과 특이점 등을 재미있게 설명해줄 예정이다.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에게 직접 먹이를 줄 기회도 있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동물이 행복하고 인간도 행복한 동물원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며 “유인원관은 그들의 습성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동물과 사람 모두 만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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