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시내버스 ‘저비용 고효율’로 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영세업체 많아 지원금 부담 커
市, 인수합병 통해 대형화 유도
전국통용 新교통카드도 도입

대구지역 버스업계에 저비용 고효율 운영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돼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의 영세한 시내버스업체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업체 대형화와 함께 신(新)교통카드 시스템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 4년을 맞아 버스업체 간 M&A를 유도하는 등 기존 고비용 저효율 체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시내버스업체인 우주교통㈜이 동신여객㈜의 버스 32대를 인수하고, 운전사 76명 전원을 고용승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주교통은 이에 따라 버스가 종전 56대에서 88대로 늘어나고 7월부터는 북구 관음동 공영차고지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업체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보였던 지역 시내버스업체의 대형화가 성사된 것으로 다른 업체들의 M&A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시내버스업계는 그동안 버스 보유 대수가 적은 업체가 많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29개 시내버스업체의 버스(총 1658대)는 회사당 평균 58대로 타 시도보다 적은 편이다. 버스는 서울이 회사당 114대로 가장 많고 부산 75대, 광주 96대, 대전 75대 등이다. 이 같은 영세성으로 버스 대당 연간 재정 지원금도 타 시도에 비해 월등히 많아 대구시에 상당한 재정부담을 주고 있다. 지역 시내버스 대당 연간 지원금은 평균 4700만 원으로 서울 2600만 원, 부산 3200만 원, 광주 3100만 원보다 높다. 버스업계에 대한 지원금 규모는 2007년 564억 원에서 2008년 780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8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준공영제 실시 이후 재정 지원금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규모가 작은 버스업체의 고비용 저효율 경영시스템 때문으로 보고 M&A를 통한 업체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국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형 신교통카드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대구시는 신교통카드를 도입하면 3.2∼3.7%인 기존 교통카드 수수료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신교통카드사업자(BC카드-삼성컨소시엄)를 선정했다. 또 지역 교통카드 사업자인 카드넷에 도시철도 교통카드 시스템 운용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카드넷은 2016년까지 시내버스 교통카드 사업을 할 수 있어 새 교통카드제가 실시되면 지역에서는 교통카드가 복수로 사용된다. 대구시는 5월부터 두 달간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과 시범운영을 거쳐 7월부터 이 시스템을 가동할 방침이다. 대구시 우병윤 대중교통과장은 “이번 시내버스업체 간 M&A는 지역의 버스업계가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바뀌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제2, 제3의 사례가 생기도록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업체 대형화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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