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생존 최종 한계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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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시간은 비과학적!
방 크기 - 사람 숫자가 관건… “방 많아 누구도 몰라”

실제로 해군에서도 69시간이란 말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오세성 공보장교(소령)은 “어떻게 69시간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예로 든 시간이 잘못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확인을 위해 ‘20여 명의 생존자가 천안함 함미 침실에 남아있을 경우’의 생존가능 시간을 계산해 봤다. 침실 넓이는 전역자 등을 통해 25m²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3층 침대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니 방의 높이는 꽤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3m 정도로 잡을 경우 최대 공기량은 7500만 cc 정도, 공기 중 산소량은 20% 정도이므로 약 1500만 cc라는 계산이 나온다. 산소량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종자들은 약 1125만 cc(15%)의 산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성인 한 사람의 최저 산소 소비량은 분당 240cc이므로 산소를 한 시간에 1만4400cc 소비한다. 20명은 28만8000cc의 산소를 소비한다고 보면 40시간을 채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이 계산에는 감안하지 않은 게 많다. 침대 등 실내 집기의 부피는 최대 공기량에서 빼야 하므로 시간은 더 줄어들 것이다. 침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침실이나 방에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결국 69시간이라는 숫자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 안에는 방이 여러 개 있다”면서 “밀실 크기와 인원수가 생존시간을 결정하는 관건이지만 정확한 시간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밀폐된 방 안에 산소가 점점 줄어든다면 사람은 세포가 차례로 죽는 ‘저산소 손상’을 겪는다. 먼저 하품, 졸음 등이 찾아온다. 호흡이 점차 가빠지고 구토, 판단장애 등이 뒤따른다. 산소 농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을 잃으며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7∼5%)로 떨어지면 짧게는 3∼4분, 길게는 10분 사이에 뇌, 신경세포가 괴사해 사망한다.

만일 침몰된 배 등 밀폐된 공간에 갇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용히 누워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산소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을 경우 1분에 240cc, 앉아 있을 경우 300cc, 서 있을 경우 360cc의 산소를 쓴다. 그러나 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몸을 심하게 움직이면 분당 3000∼4000cc의 산소를 사용한다.도움말=하승연 가천의과대 병리과 교수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 동영상 = 초계함 침몰 직후 포탑위 생존자 구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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