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 8일째인 2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사흘 만에 재개됐으나 실종자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는 조류가 거세 수중 수색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군과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아침 백령도 인근 해상의 조류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등 기상 여건이 좋아져 구조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함체 안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밤이 되면서 기상도 다시 나빠졌다. 수색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동원된 쌍끌이 기선저인망 어선 ‘98금양호’가 오후 8시 반경 실종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기대는 다시 물거품이 됐다.
실종자 대다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안함의 함미(艦尾) 부분에서는 조류가 잠시 멈추는 정조(停潮) 시간대인 2일 오전 10시 42분부터 1시간 가까이 세 차례 수중작업이 펼쳐졌다. 오후 4시가 넘어서도 수색작업을 시도했으나 높은 파도로 작업이 진척되지 못했고 기상 악화로 오후 11시로 예정됐던 야간작업은 포기했다.
○ 기상 좋아지나 했더니…
함미 부분에서는 사흘 전 찾아낸 좌현 출입구로 잠수요원들이 내부로 진입했으나 첫 번째 목표지점인 승조원 식당에 들어가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함미 내부에 이미 설치한 인도용 밧줄이 조류 때문에 얽혀 있어 이를 풀고 다시 설치하면서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함수 쪽 내부 수색도 여의치 않았다. 잠수요원들은 바닷속 시계가 30cm에 불과한 상태에서 인도용 밧줄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잠수요원들이 함장실 출입문에서 인도용 밧줄을 조금씩 앞으로 늘려가고 있으나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함체에 달려 있던 각종 케이블과 집기가 떨어져 통로를 막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군용이불 등 31종 103점의 부유물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또 함미와 함수가 놓여 있는 모습에 대해 기존 발표를 수정하면서 “함미는 좌측으로 20도 정도 들려 있고 함수는 우측으로 90도 정도 기울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수색 전력도 보강됐지만…
수중작업에 참여할 해군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요원 20명이 추가로 투입됐지만 수색작업에 도움을 주는 데는 제한적이었다. 정조시간대에만 인도용 밧줄에 의존해 작업해야 하는 한계 때문이다. 119구조대에서는 함미 부분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수중 촬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날 수중관측과 유속측정장치 등을 탑재한 540t급 이어도호를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양연구원 소속 이어도호는 고성능 수중카메라 등을 이용해 천안함의 정밀 입체영상을 제작해 함체 인양에 필요한 최적의 로프 설치 위치와 끌어올리는 각도 등을 알아낼 수 있다.
또 국토부는 해양환경관리공단의 크레인 삼아호와 예인용 선박 308대룡호, 502해룡호와 조류의 속도 및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조사선 77t급 황해로호도 사건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백령도=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