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천안함 수색’ 9명 탄 어선 침몰한 듯

쌍끌이 98금양호, 대청도 인근서 조난신호후 연락두절… 선원 생사 확인 안돼
캄보디아 선박과 충돌 가능성

수색작업 투입 기다리는 쌍끌이 어선들 천안함 침몰 사건 현장에 투입돼 수색작업을 돕게 될 민간 쌍끌이 저인망어선이 2일 오전 인천 대청도 앞바다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도왔던 저인망어선 98금양호가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던 쌍끌이 저인망 어선 1척이 2일 오후 사고 해역 인근인 인천 옹진군 대청도 해역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경 대청도 서남쪽 30마일(55km) 해상에서 99.48t급 저인망 어선 ‘98금양호’로부터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EPIRB)가 감지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98금양호에서는 오후 10시 5분 2차로 EPIRB가 재작동됐다.

해경은 EPIRB를 감지한 뒤 사고 해역에 경비정 3척을 동원해 선체와 선원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도 최영함, 여수함 등 경비정 2척과 조명 헬기 1대, 조명 항공기 1대를 보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98금양호는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한 뒤 조업구역으로 이동하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대청도 해역의 기상 상황은 초속 8∼10m, 파고는 1∼2.5m였다. EPIRB는 선박이 침몰하면 수압에 따라 자동으로 터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라 조난신호를 보내는 장비다.

해경은 98금양호 침몰 추정 해역에서 기름띠가 발견됨에 따라 어선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배에는 김재후 선장을 비롯해 한국인 7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등 모두 9명이 타고 있었으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인근에서 항해 중이던 캄보디아 선적 1472t급 화물선(타이요1)이 98금양호와 충돌한 뒤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화물선도 추적하고 있다.

이날 98금양호를 비롯해 쌍끌이 저인망 어선 10척은 낮 12시 40분 대청도 선진포를 출발해 오후 2시경 백령도 사건 해역에 도착해 2시간여에 걸쳐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일부 어선의 그물이 파손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작업을 중단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98금양호는 천안함 탐색을 위한 작업에 쌍끌이 어선으로 참여했으나 오후 3시경 작업 시작 10여 분 만에 어망이 찢어져 작업에서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종자 명단 △김재후(48·선장·인천 중구 항동) △박연주(49·기관사·부산 중구 남포동) △안상철(41·광주 북구 신안동) △김종평(55·인천 중구 항동) △이용상(46·〃) △정봉조(49·〃) △허석희(33) △유수프 하에파(35·인도네시아) △캄방 누르카효(36·〃)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백령도=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동영상 = 초계함 침몰 직후 포탑위 생존자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