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채용 한파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선진화로 정원이 줄어들다 보니 신규 채용을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영 성과가 좋은 공공기관에는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해 대졸자의 취업난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침이다.
4일 기획재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감축된 정원은 129개 기관에 걸쳐 2만2000명이다. 기존 정원 대비 12.7%나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를 포함해 3년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없다. 한국조폐공사도 작년에 이어 2년째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한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현 인원이 정원보다 많은 상태여서 대규모 신규채용은 기대하기 어렵다. 한 발전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정원을 줄일 때부터 채용 한파가 시작된 셈”이라며 “정원을 줄이느라 있는 직원도 내보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성과가 우수한 몇몇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12월 경영자율권을 부여한 우수 공공기관인 한국가스공사, 중소기업은행, 지역난방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4개사는 올해 채용을 대폭 늘린다.
지난해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던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들어 98명을 신규 채용했다. 중소기업은행도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00명 총 400명을 신입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198명)보다 2배로 늘어난 수치다. 지역난방공사는 하반기에 46∼74명을 채용하고, 2008년과 지난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던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올해 상반기 20명 정도를 채용한다.
이 외에도 한국마사회,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산업은행 등도 올해 들어 신입사원을 뽑았거나 뽑을 예정이지만 채용 규모는 예전보다 줄일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6월에 나오는데 여기서 좋은 점수를 받는 곳에는 정원을 늘릴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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