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종평씨 유족 오열해경 찾은 실종자 가족들 “늦게 출동한 이유 뭔가” 항의
“이번이 마지막 출항이라며 돈 많이 벌어오겠다고 했는데….”
2일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쌍끌이 어선 98금양호의 선원 김종평 씨(55) 등 2명이 이튿날 숨진 채로 발견돼 빈소가 차려지자 가족들은 영정사진을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나머지 실종자 7명의 가족들은 생존자가 구조되기를 기대하는 한편 98금양호를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동원한 회사와 경비함을 늑장 출동시킨 해경에 잇달아 항의와 불만을 터뜨렸다.
김 씨의 부인 이모 씨(46)는 3일 오후 6시경 김 씨의 시신이 인천 남구 송도가족사랑병원에 도착하자 김 씨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안은 채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보름 전에 남편과 통화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마지막 출항이니 돈 많이 벌어 여행을 가자고 했다”며 흐느꼈다. 98금양호가 소속된 금양수산은 3일 숨진 채 발견된 인도네시아 선원 람방 누르카효 씨(36)의 가족에게도 사고 소식을 알리고 4일 김 씨와 같은 병원에 빈소를 차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이 아직 빈소를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인천으로 달려 온 실종자 가족 20여 명은 4일 오전 11시 인천해경을 찾아 사고 경위와 실종자 수색구조작업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해경이 조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경비함을 늑장 출동시켰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재후 선장(48)의 사촌형이라고 밝힌 김재권 씨(63)는 “어선이 침몰했다고 조난신호를 보냈는데 해경이 늦게 출동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또 침몰한 98금양호를 신속하게 인양해달라는 가족들의 요구에 대해 해경이 “수심이 70m나 돼 인양이 어렵다”고 답변하자 가족들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가족들은 중구 연안동주민자치센터 2층에서 금양수산 관계자를 만나 98금양호를 천안함 사고해역에 보낸 이유 등을 물었다. 실종자 허석희 씨(33)의 고모부는 “석희는 원래 97금양호의 기관사였으나 98금양호 기관장이 휴가를 가 대신 탔다. 빨리 실종자들을 찾아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당분간 인천에 머무르며 정부에 실종자 가족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며 수색작업을 지켜볼 계획이다.
인천=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동영상 = 軍 ˝천안함 21시19분 통상적 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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