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롱런하는 1인자’는 알고있다 “언제나 관심-배려를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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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호감형 리더 vs 얄미운 리더 뭐가 다를까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중간고사를 약 3주 앞두고 중학교 교실에서 벌어졌던 ‘권력 이동’이 마무리됐다.
반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교실 분위기를 이끄는‘1인자’는 다름 아닌 상위권 학생이었다.
권력 재편 이후 숙제, 조별과제, 시험 등 1인자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로 1인자의 주변은 늘 북적인다.
이때부터 1인자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된다.
친구들은 선망과 관심,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으로 새로운 1인자를 대한다.
이때 사소한 행동이 1인자를 호감형 리더로 혹은 비호감형 리더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친구가 공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시험 날 아침 모르는 문제를 들고 올 때 무심결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는가.
새로운 교실 권력의 중심에 선 상위권 1인자들은 어떤 순간을 특히 조심해야 할까?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시간대별로 나눠 주의해야 하는 상황을 알아보고 호감형 리더가 되기 위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쉬는 시간] 숙제에 목숨 걸지 말라!

“○○야, 숙제 좀 빌려줘!”

숙제 검사를 하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 10분, 숙제를 깜박한 친구들이 달려가는 곳은 다름 아닌 1인자의 자리다. 성실한 모범생인 1인자가 숙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은 0%이기 때문.

공책을 빌려달라는 친구에게 싸늘한 표정으로 “미안한데 지금 내가 봐야 해서 빌려주긴 좀 그렇네”라고 하거나 뻔히 있는 공책을 가방에서 꺼내지 않고 “나도 안 가져왔는데”라며 거짓말을 하면 다음 날로 교실에 ‘이기적인 아이’라는 소문이 퍼질지 모른다.

지금 공책을 빌려준다고 해서 친구의 성적이 확 오르거나 내 성적이 뚝 떨어져 1등을 놓칠 리는 없다. 물론 숙제 안 하고 놀다가 매번 다급하게 부탁하는 친구들이 얄미운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넓은 마음으로 친구를 대하는 것은 어떨까.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회장을 지낸 3학년 이수민 양(15)은 “1등도 중요하지만 거짓말까지 하면서 독하게 공부하는 것은 비호감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면서 “숙제 정도는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라는 인식을 남기면 누구나 좋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둠활동시간] 원맨쇼는 금물! 진짜 리더십을 보여라

모둠활동시간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인자의 평가가 엇갈린다. 다른 친구들을 배려할 줄 알고 모둠을 잘 이끄는 1인자가 최고. 하지만 여기에서도 성적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행동하면 친구들을 서운하게 할 수 있다.

공부를 잘 못하는 일부 학생들에게는 피해의식이 있을 수 있다. ‘저 애(1인자)는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아 끼리끼리 놀 거야’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것. 이때 모둠 활동을 이끄는 리더가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함께 해봤자 의견만 엇갈리고 과제를 수행하는 데 시간만 더 걸릴 것’이라고 판단해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 위주로 조를 편성하거나 전체적인 합의 없이 발표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에 공부 잘하는 친구를 배치하는 것은 공분을 살 수 있는 행동이다. 그룹 활동일수록 한 명 한 명을 배려하는 모습이 리더에겐 필수다.
성적에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그룹 활동을 ‘원맨쇼’로 끝내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기획부터 발표까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밉상.

[시험기간] 모두가 예민할 때 1인자라면 쿨해져라!

상위권 1인자는 시험기간에 가까워질수록 극도로 예민해진다. 친구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공부 많이 했어?” “과학 이 문제 어떻게 풀어?”라고 물을 때 “나 공부 하나도 안 했어” “잘 모르겠는데”라고 돌아오는 무성의한 대답은 1등의 치열함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낯설고 섭섭하게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1, 2학년 때 전교 부회장을 지내면서 상위권을 유지했던 서울 역삼중 3학년 조예은 양(15)은 “시험 날엔 자기 공부도 정리하기 바쁘지만 친구들이 다가와 ‘이 실험에 관해서 서술형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써야 할까?’ ‘이 수학문제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푸는 거야?’라고 물을 때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무척 고마워한다”면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자기밖에 모를 거라는 선입견이 있을 때일수록 경계를 풀고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난 후에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자신도 모르게 “와! 나 오늘 다 백점인 것 같아” “이번 중간고사 진짜 대박 잘 본 것 같아”라고 들뜬 마음으로 이야기했다가는 그동안 쌓아온 좋은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자유시간] 1인자의 인기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는 찬스!

사소한 관심과 배려가 ‘호감형’ 1인자를 만든다. 성적, 진로 등 나름의 고민이 있는 학생들은 모든 방면에 탁월해 보이는 상위권 1인자에게 상담을 요청할 때가 많다.

2학년 때 전교 부회장을 지냈던 경기 이현중 변혜진 양(15)은 고등학교 진학 문제나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늘 잘 들어주는 편이었다. 자신이 아는 정보를 이야기해 주기도 하지만 답이 없더라도 “나도 그것 때문에 고민이야” “나도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우리 같이 한번 알아볼까?”라는 식으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인지 변 양은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엄친딸’(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엄마 친구 딸)인데도 불구하고 늘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변 양은 “특히 ‘너한테만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꼭 약속을 지켜야한다”면서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인기도 많을 뿐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인기가 쉽게 식지 않는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1인자를 한순간에 ‘비호감’ 1인자로 만드는 말▼

[1] 숙제를 빌려달라는 친구에게 거짓말로 “나도 숙제 못 했어.”
[2] 모둠활동시간에 “같이 해봤자 시간만 걸리니까 그냥 내가 다 할게.”
[3] 쉬는 시간 떠드는 친구들을 향해 명령조로 “야! 조용히 해!”
[4] 시험 날 아침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는 친구에게 “나도 공부를 하나도 안 해서 잘 모르겠는데….”
[5] 시험 끝난 후 “와! 오늘 시험 진짜 잘 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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