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가던 박모 씨(59)는 처음 출발할 때부터 타이어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펑크가 난 것 같아 서울 중구 남대문세무서 앞 골목길에 차를 세웠다. 보험사에 전화를 걸고 기다리려는데 웬 남미계 외국인 3명이 “도와주겠다”며 다가왔다.
이들은 괜찮다는데도 트렁크에서 장비까지 꺼내왔다. 보험사 직원이 왔는데도 이들은 차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더니 그중 한 명은 갑자기 동전 수십 개를 떨어뜨려 정신을 흐트러뜨렸다. 순간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돼, 거기 서!” 이들 중 한 명이 차에 있던 쇼핑백을 들고 도망친 것이다. 아들이 10m가량 쫓아가 쇼핑백을 가져간 한 명을 붙잡았지만 그 사이에 나머지 두 명은 자신들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
잡힌 외국인은 3월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온 U 씨(39). 알고 보니 이들은 축의금을 노리고 예식장에서 미리 박 씨의 차 타이어에 구멍을 낸 뒤 3km가량을 뒤쫓아 온 것이었다. 차 안에는 축의금 1400만 원이 든 쇼핑백이 있었지만 이들은 한복이 들어 있는 엉뚱한 쇼핑백을 들고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부경찰서는 6일 특수절도 혐의로 U 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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